연합뉴스 제공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최근 경기장 밖에서 보여준 행동에 대한 ‘따끔한 한 마디’다.

슈틸리케 감독은 26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카타르·이란전 명단 발표 기자회견 도중 “손흥민의 행동들은 문제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꼬집었다.

그가 언급한 ‘문제의 행동’은 지난 1일 중국과의 최종예선 1차전에 나왔다. 당시 손흥민은 팀이 3-2로 앞서던 후반 44분 정우영(충칭 리판)과 교체됐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은 그라운드와 물병을 재차 걷어차면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팬들 사이에서도 적지 않은 논란이 일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에 대한 평가는 경기 내적인 부분과 외적인 부분으로 나뉜다. 손흥민은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의 자신감은 대표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손흥민의 최근 소속팀 활약을 먼저 칭찬했다.

그러나 이내 슈틸리케 감독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TV나 경기장에서 보셨던 것처럼 손흥민의 경기 외적인 행동들은 문제가 있다”면서 “불손한 태도를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팀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자신의 의사를 피력하는 과정에서 수위를 넘는 행동을 보여줬고, 이는 대표팀에 위해가 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었다. 소속팀에서 아무리 좋은 활약을 펼치더라도 경기 외적으로 대표팀에 위해가 될 수밖에 없다면, 대표팀 발탁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는 속뜻까지도 내포되어 있었다.

화살은 손흥민 외에 다른 유럽파 선수들에게도 향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스완지시티)도 최근 감독과 트러블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도 마찬가지”라면서 “이러한 행동들은 한국 선수들의 대외 위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최근 교체 과정에서 감독의 악수를 거부했다가 경기 후 감독으로부터 비판을 피하지 못했고, 이청용 역시 감독을 비판하는 인터뷰를 했다가 소속팀으로부터 징계(벌금)를 받았다. 선수들이 자신의 의사를 피력하는 과정에서 수위를 넘는 행동을 보여준다면 득이 될 것이 없다는 메시지였다.

이어 슈틸리케 감독은 “국민들의 주목을 받는다는 것을 선수들이 인지해야 한다. 경기장 안과 밖 모두 위상에 걸맞게 행동해야 한다”면서 “경기장 밖에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장 안에서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선수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강력하게 의사를 표현하기에 앞서, 경기장 위에서 경기력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는 의미였다. 슈틸리케 감독이 손흥민을 비롯한 일부 선수들을 ‘위하여’ 던진 진심어린 메시지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