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이광종. 한국 축구에 무려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겼던 그가 급성백혈병으로 결국 사망했다. 향년 52세.

이광종 감독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지도자였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최고의 유소년 지도자로서 그 역시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원래대로라면 이제야 처음으로 프로팀의 감독으로서 첫 발을 내딛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으로 ‘꽃망울을 모두 피웠다’기에는 더 많은 것을 기대케했던 이광종 감독이 죽음을 맞이한 일은 너무나도 슬프다. 하지만 그가 못다 피운 꽃망울은 현재 한국 축구의 씨앗으로 돌아가 한국 축구를 지탱하는 것은 물론 미래까지도 그리게 한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한축구협회는 26일 "이광종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26일 새벽 별세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급성 백혈병으로 올림픽 대표팀 감독직을 사임한 이후 약 1년 9개월간 투병 끝에 끝내 사망한 것이다. 고인의 빈소는 삼성 서울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다.

고인은 김포통진고와 중앙대를 졸업하고 유공과 수원삼성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선수 은퇴 후 에는 지난 2000년부터 16년간 대한축구협회 유.청소년 지도자로 활동하며, 유망주들을 발굴하고 키워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참 많은 연령별 대회에 참가했다. 2009년 나이지리아 U-17 월드컵 8강과 2011년 콜롬비아 U-20 월드컵 16강에 오른데 이어, 2012년 AFC U-19 선수권 우승, 2013년 터키 U-20 월드컵 8강의 성적을 거뒀다. 2014년에는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지휘해 28년만에 한국 축구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기며 감독 인생, 아니 인생 최전성기를 맞이했다.

이제 남은 것은 2016 리우 올림픽에서 한국에 2년 연속 메달을 안기는 일만 남은 것으로 보였던 이광종 감독이었다. 하지만 인생 절정기를 맞았던 2015년 1월, 거짓말같이 급성 백혈병이 발병되면서 감독직을 사임할 수밖에 없었다.

원래대로였다면 이광종 감독은 아시안게임에 이어 2016 리우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했어야한다. 그리고 지금쯤은 올림픽을 마치고, 올림픽 성적을 떠나 향후 거취를 고민하거나, 혹은 이미 결정했을 시간이다.

아마 고인은 지금쯤 국내 프로팀의 감독이나 혹은 A대표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위해 좀 더 시간을 보낼 가능성도 높았을 것이다. 즉 이 감독의 감독인생은 아시안게임이 절정이 아닌 시작일 뿐이었다.

그런 그가 꽃망울도 피워보지 못하고 져버렸다. 하지만 그가 피우지 못한 꽃망울이 안타깝게 그대로 져버리는 것은 아니다. 이광종 감독은 청소년 대표팀 감독을 거치며 현재 한국대표팀의 핵심 선수 대부분을 지휘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손흥민, 지동원, 장현수, 권창훈, 김진수, 문창진 등 각급 대표팀의 주축 선수들이 청소년대표팀 시절 이광종 감독의 지도하에 성장했다. 2000년부터 협회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다보니 박주영, 이근호, 이청용 같은 현재 대표팀과 소속팀의 베테랑 선수들도 모두 이 감독과 함께했다.

명단을 볼 수 있듯 이 감독의 가르침을 받은 선수들은 현재 소속팀을 넘어 국가대표, 그리고 세계가 인정하는 선수가 됐다. 그리고 이 선수들은 향후 10년간 A대표팀을 이끌고 나갈 선수로 기대 받고 있다. 또한 이 선수들이 은퇴를 하고나면 이 감독의 가르침을 또 밑에 세대에게 전수해주며 한국 축구는 발전해나갈 것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꽃망울은 만개한 것이 아닌 이제 피우기 시작했을 뿐인 이광종 감독. 그가 비록 피우지 못한 꽃망울은 한국 축구의 씨앗으로 남아 고인이 그토록 원했던 한국 축구의 발전에 이바지할 것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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