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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통쾌한 반전이다.

손흥민(24·토트넘 홋스퍼)이 ‘또 한 번’ 날아올랐다. 그는 24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미들즈브러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들즈브러와의 2016~2017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골을 쏘아 올렸다. 지난 10일 스토크시티전 멀티골 이후 2경기 만에 재가동된 멀티 득점포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모든 것이 달라졌다. 당장 3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 자체가 낯설다. 연일 이어지는 맹활약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지난 시즌 그는 심한 부침을 겪었다. 일각에서는 그의 2015~2016시즌이 실패였다는 평가까지도 나왔다.

예컨대 그의 리그 출전시간은 1104분에 불과했다. 레버쿠젠 소속이던 전 시즌과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심지어 19세였던 함부르크SV 시절(1215분)보다도 더 적었다. 팀내 입지는 철저한 백업이었다. 새 시즌을 앞두고 그를 향한 전망이 부정적이었던 이유였다.

부정적인 기류는 시즌 초반 현실로 다가오는 듯했다. 2016 리우(브라질) 올림픽 출전 때문에 프리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하면서 팀 합류가 늦어졌다. 설상가상 볼스프부르크(독일) 이적설이 돌았고, 지난달 리버풀과의 경기에서는 그 대신 19세인 조시 오노마가 교체로 투입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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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상황이 달라졌다. 시작은 지난달 10일 스토크 시티전이었다. 기존 주전이었던 에릭 라멜라가 남미에서 A매치 일정을 치른 터라 휴식이 필요했다. 손흥민에게 주어진 첫 번째 기회였다. 그리고 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골 1도움, 더할 나위 없는 맹활약을 펼쳤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도 지난 시즌의 부침만을 근거로 그를 외면할 수 없었다.

19일 선덜랜드전에서 다시 한 번 기회가 돌아갔다. 손흥민은 또 다시 펄펄 날았다. 공격포인트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그래도 경기 내내 종횡무진 활약했다. 팀에서 가장 많은 슈팅을 때렸다. 드리블 횟수, 크로스 정확도 등에서도 팀내에서 가장 돋보였다.

미들즈브러전은 달라진 팀내 입지에 쐐기를 박을 기회였다. 동시에 위기이기도 했다. 만만치 않은 2선 자원들이 호시탐탐 기회만을 엿보고 있었다. 자칫 이날 부진하면 공든 탑이 무너질 수도 있었다.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느냐, 아니면 다시금 주전 경쟁을 펼치느냐의 기로에 섰다.

결승골 포함 2골. 중요한 기로에 선 손흥민의 대답이었다. 그는 전반 7분과 23분 연속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홀로 이끌었다. 날카로운 침투와 절묘한 드리블, 확실한 결정력 등이 두루 빛난 골이었다. 경기 후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맨 오브 더 매치(최우수선수)로 손흥민의 이름을 올렸다. 스토크 시티전, 선덜랜드전에 이어 3경기 연속 선정이다.

결국 손흥민은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주변에 감돌던 부정적인 기류들을 모두 바꿨다. 그가 일궈낸 반전은 그래서 더 통쾌하다. 더구나 연속성이 있다. 반짝 활약이라는 표현보다, 이제는 팀의 핵심선수가 됐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이견의 여지가 없다.

한편 그는 오는 28일 오전 3시 45분 러시아 모스크바 스타디온 PFK CKSA에서 열리는 CSKA모크스바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2차전을 통해 시즌 5호골에 도전한다.

▲ 손흥민 EPL 출전 기록 (평점은 스카이스포츠)

- 4R 스토크시티전 : 2골1도움 (평점 9점, 최우수선수)
- 5R 선덜랜드전 : 0골 (평점 9점, 최우수선수)
- 6R 미들즈브러전 : 2골 (평점 8점, 최우수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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