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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시즌 전 손흥민(24·토트넘 홋스퍼)을 향한 시선은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컸다.

모든 상황들이 긍정적이지 않았다. 지난 시즌 손흥민은 주전 경쟁에서 부침을 겪었다. 그가 빠진 확고한 주전 라인업이 팀에 자리를 잡았다. 설상가상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무사 시소코 등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 합류했다. 2016 리우(브라질) 올림픽 차출과 관련해 프리시즌마저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했다. 결국 이적설까지 돌았다. 손흥민 스스로도 “이적설은 좋은 현상은 아니”라고 했다.

출전 시간이 더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그는 올림픽을 마치고 돌아온 뒤 2경기에서 모두 결장했다. 특히 지난달 리버풀과의 경기에서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손흥민 대신 19세의 조시 오노마 카드를 꺼내들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는 듯 보였다. 손흥민의 새 시즌 전망에 먹구름이 잔뜩 드리웠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후 팀 잔류가 확정됐다. 남은 것은 오롯이 손흥민의 몫이었다. 제한적인 출전 시간 속에, 얼마나 스스로의 존재감을 드러내느냐가 중요했다. 스스로 일어서지 못하면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불안한 입지 속에 시즌을 보내야할 수도 있었다. 한창 그라운드를 누벼야 할 손흥민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지난 10일, 마침내 첫 기회가 왔다. 스토크 시티와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원정경기였다. 그리고 손흥민은 펄펄 날았다. 결승골 포함 2골을 넣었고, 1개의 어시스트까지 기록했다. 팀이 넣은 4골 중 3골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했다. 그는 영국 스카이스포츠로부터 평점 9점을 받았다. 경기 최우수선수 역시 그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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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AS모나코(프랑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또 기회를 받았다. 다만 이번에는 주춤했다. 경기 초반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설상가상 델레 알리를 중원으로 내려앉혔던 포체티노 감독의 전술적인 패착이 더해졌다. 결국 그는 희생양이 되어 하프타임에 교체됐다. 스토크 시티전의 공로가 단번에 무색해지는 듯 했다.

그러나 나흘 만에 손흥민은 다시 날아올랐다. 선덜랜드와의 원정경기에 또 다시 선발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경기 내내 왼쪽 측면을 휘저었다. 빠른 스피드와 돌파, 날카로운 슈팅과 패스 등을 마음껏 뽐냈다. 맹공을 펼친 토트넘 공격의 중심에는 단연 그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공격포인트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다만 경기가 끝난 뒤 그를 향한 ‘극찬’이 이어졌다. 스카이스포츠에서는 또 다시 그에게 평점 9점과 최우수선수의 영예를 안겼다. 그를 향한 외신들의 극찬이 이어졌다.

리그 2경기 연속 선보인 손흥민의 퍼포먼스는 팀내 어떤 선수보다도 빛이 났다. 쉽지 않을 것이라던 시즌 전 전망 역시도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라운드 위에 선 손흥민 스스로가 바꿔버린 흐름이었기에, 그 의미는 더욱 컸다.

한편 토트넘의 다음 경기는 오는 22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각) 3부리그팀인 길링엄과의 EFL컵(리그컵) 3라운드다. 이어 이틀 뒤 오후 11시 미들즈브러와의 EPL 6라운드 원정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정황상 손흥민은 길링엄전에서 휴식을 취한 뒤, 미들즈브러전에서 또 한 번 팀 공격의 중심에 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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