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그야말로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관중들이 알고 외신이 안다.

객관적으로봐도 정말 뛰어난 경기력을 펼쳤던 손흥민은 연속해서 인생경기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자연스레 입지는 탄탄해지고 있다.

이적이 유력해보였던 선수의 극적인 반전이다. 마치 지난 시즌 팀동료이자 경쟁자인 에릭 라멜라가 이적 파동을 겪은 후 거짓말같이 최고의 시즌을 보낸 사례를 손흥민이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AFPBBNews = News1
손흥민은 19일 오전 0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선덜랜드와의 2016~2017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 선발 출전, 팀 공격의 중심에 서서 풀타임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1-0 승리에 힘을 보탰다.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했다. 다만 그는 경기 내내 날렵한 움직임과 정확한 패스, 강력한 슈팅 등을 두루 선보이며 팀내에서 가장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

단순히 한국에서만 잘했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일단 축구통계전문사이트인 후스코어드닷컴은 해리 케인이 결승골을 넣었음에도 손흥민에게 이날 경기에 뛴 모든 선수를 통틀어 8.3의 최고평점을 부여했다.

EPL 중계사인 스카이스포츠 역시 이날 유일한 평점 9점을 손흥민에게 부여하며 `MOM(Man Of the Match)'으로 선정했다.

또한 아스널과 프랑스의 전설적인 공격수였던 티에리 앙리 역시 스카이스포츠에 출연해 "오늘 손흥민은 대단했다. 골과 도움이 없다는 것이 아쉬울 정도의 경기력이었다. 날카로운 크로스도 여러 차례 시도했다. 그를 상대한 제이슨 데나이어는 최악의 하루를 보냈을 것"이라며 극찬했다. 또한 “손흥민은 선발로 나갈 자격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긍정적인 것은 단순히 이 한 경기만을 잘한 것이 아니라 좋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손흥민은 이미 지난 11일 스토크 시티전에서도 무려 2골 1도움의 최고 활약을 펼치며 EPL 진출 후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당시 만해도 ‘과연 경기에나 나올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든 상황에서 인생경기를 펼치며 완벽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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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도 이미 ‘인생경기’를 펼쳤던 손흥민은 이날 경기 역시 공격포인트는 없지만 경기력 만큼은 스토크 시티전보다 더 뛰어난 활약으로 또 다른 인생경기를 펼쳤다.

극적인 반전이다. 모두가 알 듯 손흥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적이 굉장히 유력해보였다. 독일 볼프스부르크와 강력한 연결설이 떴고 이적할 것으로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적하지 않았고 당시만해도 ‘팀이 팔려는데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며 출전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적파동을 겪은 후 도리어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이적하지 않은 것이 ‘신의 한수’가 됐다. 이는 마치 지난 시즌 손흥민이 약 400억원의 이적료로 토트넘에 오자 같은 포지션에 있던 에릭 라멜라가 포지션 정리 차원에서 이적하려다 무산된 후 거짓말 같이 최고의 시즌을 보낸 것과 맥락이 같아 보인다.

당시에도 라멜라는 ‘정리 1순위’로 여겨졌지만 손흥민이 온 이후 동기부여가 돼서인지 토트넘 오른쪽 윙 자리를 완전히 꿰차며 최고 활약을 펼쳤고(리그 34경기 5골 9도움, 유로파리그 8경기 6골) 결국 토트넘의 리그 준우승 공신이 됐다.

손흥민 역시 이적파동을 겪은 후 거짓말 같이 뛰어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손흥민이 라멜라의 사례를 따를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을 수 없다.

올 시즌은 아니지만 지난 시즌 라멜라는 정말 뛰어났다. 그 정도 활약 이상을 해줄 수 있다면 손흥민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올라갈 것이 확실시된다.

왼쪽부터 손흥민, 해리 케인, 에릭 라멜라.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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