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6일 오후 9시(한국시각) 말레이시아 세렘반 파로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시리아와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경기 내내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주도권을 쥐었지만, 끝내 상대의 수비를 뚫어내지 못한 채 승점 1점을 거두는데 그쳤다. 예선 초반 2연승으로 기세를 끌어 올리겠다던 계획도 틀어지게 됐다.
이날 한국은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최전방 공격수에 배치되는 4-2-3-1 전형으로 나섰다.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와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재성(전북현대)이 2선 공격수로 포진했고, 기성용(스완지시티)과 한국영(알가라파)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오재석(감바오사카)과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장현수(광저우R&F) 이용(상주상무)이 수비라인을, 김승규(빗셀고베)가 골문을 각각 지켰다.
경기 초반부터 한국이 주도권을 쥔 채 경기를 풀어갔다. 방향을 가리지 않고 거세게 상대를 압박하면서 빈틈을 찾았다. 전반 7분에는 결정적인 기회도 잡았다. 기성용의 패스를 지동원이 원터치 패스로 전달하면서 구자철이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잡았다. 다만 구자철의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후에도 한국의 공세가 이어졌다. 전반 16분 코너킥 상황에서는 이재성의 중거리 슈팅이 나왔다. 문전에서 찬 한국영의 강력한 왼발 슈팅은 몸을 내던진 상대 수비에 걸려 아쉽게 기회가 무산됐다.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전반 18분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상대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이 나왔다. 3분 뒤 문전을 향한 상대의 날카로운 크로스도 나왔다. 다만 두 위기 모두 김승규가 잘 막아냈다.
전반 27분에는 다시금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이청용이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이어진 프리킥이 문전에서 자유롭게 서 있던 김영권의 헤더로 연결됐다. 다만 슈팅이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전반 35분 역습 상황에서 나온 기성용의 강력한 슈팅마저도 골문을 외면했다.
이후에도 한국은 무게중심을 전방에 두고 0의 균형을 깨트리기 위한 공세를 펼쳤다. 다만 굳게 닫힌 시리아의 골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후반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초반부터 지동원의 왼발 슈팅으로 포문을 연 한국은 후반 9분 이청용의 슈팅마저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한국이 거듭 공세를 펼치고도 좀처럼 결실을 맺지 못하는 장면들이 이어졌다.
후반 중반을 넘어서자 체력적인 부침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시리아가 역습을 통해 한국 수비 뒷공간을 흔들기 시작했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이 승부수를 먼저 던졌다. 이재성 대신 황희찬(잘츠부르크)을 투입했고, 이어 구자철 대신 권창훈(수원삼성)을 투입하며 전방에 변화를 줬다.
그러나 교체카드도 상황을 반전시키지는 못했다. 한국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공세를 펼쳤지만, 상대 골문을 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설상가상 상대의 침대축구가 더해지면서 0의 균형이 이어지는 시간이 길어졌다. 결국 한국은 끝내 한 방을 터뜨리지 못했다. 경기는 0-0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