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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한 골이 절실했다. 0의 균형을 먼저 깨기 위해, 혹은 균형을 다시 맞추기 위해 단 1골이 필요했지만 영웅은 끝내 등장하지 않았다.

신태용호가 올림픽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14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2016 리우 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에서 0-1로 졌다.

분패였다. 이날 한국은 경기를 압도했다. 슈팅수 16-6, 점유율 64% 등 기록이 뒷받침했다. 경기 초반부터 거세게 상대를 몰아치며 4강 진출을 위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러나 상대의 일격에 무너졌다.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려야 했다.

선제골이 중요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은 분명 온두라스보다 우위였다. 경기 초반부터 거세게 상대를 몰아칠 수 있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선제골만 잘 터뜨릴 수 있다면,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었다.

다만 거듭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손흥민 등에게 여러 차례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지만 골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슈팅이 골대를 외면하거나,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다.

오히려 후반 15분 뼈아픈 실점을 내줬다. 역습 상황에서 이어진 상대의 결정적인 기회가 실점으로 연결됐다. 그토록 두드리던 문은 열리지 않고, 오히려 한국의 골문이 쉽게 열렸다.

그래도 포기하기에는 일렀다. 남은 시간은 충분했다. 믿을 구석도 있었다. 신태용호의 강점은 다름 아닌 화력이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12골을 넣었다. 매 경기마다 새로운 영웅들이 등장했다. 와일드카드 석현준도 교체 투입됐다. 전방에 무게를 잔뜩 실었다.

그러나 스스로 말렸다. 불의의 일격이 플레이에 초조함을 불러왔다. 패스미스가 잦아지고, 슈팅도 부정확했다. 설상가상 상대는 수비에 잔뜩 무기를 두기 시작했다. 이른바 ‘침대축구’도 구사했다. 1골이 절실한데, 여의치가 않았다.

끝내 영웅은 등장하지 않았다. 신태용호의 최대 강점인 2선도, 와일드카드들도 모두 침묵했다. 많은 슈팅수, 높은 점유율 등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축구는 결국 골이었고, 그 골을 만들어내지 못한 한국은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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