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한국 안산=김명석 기자] 충주험멜이 ‘선두’ 안산무궁화의 발목을 잡았다. 충주는 23일 오후 7시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4라운드 홈경기에서 안산과 1-1로 비겼다. 후반 18분 선제골을 내줬지만, 40분 극적으로 균형을 맞췄다.

이날 무승부로 충주는 7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빠졌다. 다만 최근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거두며 5연패의 흐름을 완전히 끊어냈다. 반면 안산은 리그 3경기 연속 무승(2무1패)의 늪에 빠진 채 2위 강원FC의 추격을 받게 됐다.

▶출사표 : “집중력 더 가져야” vs “굉장히 중요한 경기”

- 이흥실 안산 감독 : “최근 승리가 없지만, 경기는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는 법이다. 부상자들도 있다. 충주가 하위권이지만 기회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럴수록 집중력을 가져야 한다. 지난 시즌 홈에서는 성적이 좋지 못했다. 올 시즌은 그래서 더 공격적으로 축구를 하고 있다.”

- 안승인 충주 감독 : "전반기는 결과를 놓치더라도 전방압박 등 원하는 경기력을 만들었다. 후반기(3라운드)부터는 이제 결과를 쫓을 생각이다. 수비 방법도 바꿨다. 전방에서 상대가 공격을 잘 풀지 못하게끔 전술을 준비했다. 오늘 경기는 우리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굉장히 중요한 경기다. 지지 않는 경기를 하고싶다.“

안산무궁화-충주험멜 선발 라인업. 그래픽=김명석
▶선발라인업 : 안산 김동섭 9개월 만에 출격… 충주 2명 ‘첫 선발’

안산은 4-2-3-1 전형을 내세웠다. 부상에서 회복한 김동섭이 10개월 만에 처음 선발로 나선 가운데 한지호와 이현승 공민현이 2선에 포진했다. 김재웅과 정혁은 중원을, 김대호와 최보경 신형민 김준엽은 수비라인을 지켰다. 이진형이 골문에 섰다. 이흥실 감독은 “김동섭이 아킬레스건 부상에서 돌아왔다. 욕심부리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치러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선 충주는 4-4-2 전형으로 나섰다. 최유상과 곽성환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고 장백규 오규빈 최승호 이한음이 미드필드 라인에 섰다. 김한빈과 정인탁 황수남 김용태가 수비라인을, 이영창이 골문을 각각 지켰다. 곽성환과 황수남은 각각 김신(부상)과 김상필(징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올 시즌 처음 출전했다.

▶전반전 : ‘골대강타’ 안산, 깨트리지 못한 0의 균형

안산이 경기 초반 주도권을 쥐었다. 전반 1분 만에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김동섭이 슈팅으로 연결하며 포문을 열었다. 전반 10분에는 결정적인 기회도 만들었다. 김동섭이 문전으로 올려준 크로스를 이현승이 슈팅으로 연결했다. 다만 이현승의 슈팅은 골대를 맞고 나왔고, 이어진 한지호의 슈팅은 골대를 외면했다.

이후에도 경기 주도권은 안산의 몫이었다.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상대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충주는 최유상을 필두로 간간이 역습 기회를 노렸지만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지는 못했다. 전반 33분에는 충주 라인업에 변수가 생겼다. 중원을 지키던 최승호가 부상으로 실려 나갔다. 새 외국인선수 쿠아쿠가 교체로 투입되며 K리그 데뷔 무대를 치렀다.

이후에도 안산의 공세가 거듭됐다. 다만 안산은 좀처럼 결실을 맺지 못했다. 결국 두 팀의 전반전은 0대0으로 마무리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후반전 : 충주, 후반 41분 극적인 동점골

안산은 하프타임 김재웅 대신 정성민을 투입했다. 주도권을 쥔 채 0의 균형을 깨트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경기 양상은 전반전과 비슷했다. 안산이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거듭 상대 진영을 흔들며 선제골을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그리고 후반 18분, 마침내 0의 균형이 깨졌다. 좌측에서 올라온 정혁의 크로스를 교체 투입된 정성민이 헤더로 연결해 충주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충주가 박지민을 투입하며 경기 균형을 맞추기 위한 공세를 펼쳤다. 안산도 빠른 역습을 앞세워 추가골을 노렸다. 후반 중반을 넘어서자 동점골과 쐐기골을 향한 두 팀의 공방전이 더욱 치열해졌다.

그리고 후반 41분, 충주가 극적으로 경기의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역습 상황에서 김용태의 패스를 받은 박지민이 상대의 골망을 흔들었다. 균형이 맞춰진 뒤에는 두 팀은 더욱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다만 균형을 깨트리기 위한 한 방은 나오지 않았다. 주심의 종료 휘슬과 함께 경기는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종료 : 방심했던 안산, 포기하지 않은 충주

경기 전 이흥실 안산 감독은 “집중력을 더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상대가 하위권 팀이지만 방심하면 안된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안산은 경기 내내 경기를 주도하며 상대를 몰아쳤고, 후반 18분 선제골도 터뜨렸다. 무난하게 안방에서 승전보를 울리는 듯 보였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동점골을 향한 충주의 공세가 거듭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 40분, 박지민의 동점골이 터지면서 경기 균형이 맞춰졌다. 승리를 목전에 두고 집중력을 잃어버린 안산은 결국 3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빠져버렸다.

▶‘풀타임’ 김동섭, 9개월 만에 컴백

김동섭이 돌아왔다. 지난 9일 FC안양전에서 교체로 출전, 부상 복귀를 알렸던 그는 이날 선발로 출전하며 완전힌 복귀를 신고했다. 그가 K리그 경기에 선발로 출전한 것은 부산아이파크시절이던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 만이다. 경기를 앞두고 이흥실 감독은 “경험이 있는 선수다. 욕심부리지 말고 편안한 마음을 먹고 뛰라고 했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나선 그는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전방을 누볐다. 최전방에만 머물지 않고 측면과 중원까지 폭넓게 움직이며 동료들에게 공간을 열어줬다. 전반 1분 만에 문전에서 직접 슈팅을 기록하며 포문을 열었고,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전달해 골대를 맞히는 이현승의 슈팅도 유도해냈다. 결과적으로 공격포인트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다만 안산의 최전방에 무게감을 더해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이흥실 감독도 “김동섭의 복귀로 최전방 원톱 로테이션이 가능해졌다”면서 “9개월 만의 복귀에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두 사령탑의 교체카드 ‘장군멍군’

이흥실 감독과 안승인 감독이 꺼내든 ‘교체카드’가 서로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흥실 감독이 먼저 승부수를 던졌다. 하프타임 미드필더 김재웅 대신 공격수 정성민을 투입했다. 4-2-3-1에서 4-4-2로 전형을 바꿔 상대를 더욱 몰아치겠다는 의도였다. 결과적으로 정성민은 후반 18분 값진 선제골을 터뜨렸다. 5월 입대한 ‘이경’의 첫 골이었다.

다만 안승인 감독도 교체카드로 ‘멍군’을 불렀다. 0-1로 뒤지던 후반 23분 곽성환 대신 박지민을 투입했다. 그리고 박지민은 후반 40분 김용태의 패스를 받아 상대의 골망을 흔들었다. 안승인 감독은 “역습 과정에서 포기하지 않고 박지민이 동점골을 넣었다. 고무적”이라며 웃었다.

▶기자회견 : 안승인 감독 “포기하지 않고 동점골, 고무적”

- 이흥실 안산 감독 : “너무 더워서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았나 싶다.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 더 준비 해서 좋은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하프타임에 김재웅 대신 정성민을 투입한 것은 투톱을 내세워 더 공격적인 축구를 하기 위함이었다. 우승을 해도 승격이 안 되는 상황이지만, 선수들을 믿고 있다. 선수들도 동요를 안할 것이다. 안산이든 아산이든, 어쨌든 21개월 군복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남은 경기들도 최선을 다해줄 것이다.”

- 안승인 충주 감독 : “전반전부터 의도한 대로 역습 위주의 경기를 운영했다. 특히 후반전에는 상대 공격을 앞에서 차단하면서 역습을 노렸다. 실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동점골을 넣은 것은 고무적이다. 앞으로 역습을 보완하면 더 좋은 반전이 있지 않을까 싶다. 오늘 데뷔전을 치른 쿠아쿠의 활약은 ‘대만족’이다. 볼키핑, 소유 능력 등이 모두 좋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정인탁, 곽성환 등 올 시즌 처음 뛴 선수들도 다들 잘해줬다고 생각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정보

- 안산 1 : 이진형(GK) - 김대호, 최보경, 신형민, 김준엽 - 김재웅(46'정성민), 정혁(75‘주현재) - 한지호, 이현승, 공민현(61‘황지웅) - 김동섭

- 충주 1 : 이영창(GK) - 김한빈, 정인택, 황수남, 김용태 - 장백규, 오규빈, 최승호(33‘쿠아쿠), 이한음(64’김도형) - 곽성환(68‘박지민), 최유상

- 득점 : 정성민 1호(후18분·안산) 박지민 4호(후40분·충주)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