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전반 23분. 결국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뛰다 뛰다 안 되니까 경기장에 쓰러진다. 그리고 다가온 나니에게 주장완장을 건네주고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호날두의 부상에 이은 오열은 그 모습을 지켜본 상대 프랑스 관중조차 울컥하게 한 감동이 있었다. 호날두가 들것에 실려 나갈 때 나온 기립박수는 세계 최고, 그리고 경기장 안에서 최선을 다하려했던 스타를 위한 위로였다.

포르투갈은 11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4시 프랑스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16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연방 후반 4분 터진 에데르의 기적 같은 중거리포로 1-0 승리했다. 포르투갈이 국가 역사상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첫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이날 경기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전반 7분 터졌다. 볼 경합을 하던 중 호날두가 디미트리 파예와 부딪치며 왼쪽 무릎의 공통을 호소한 것. 호날두는 고통에 신음했고 쓰러졌다. 다행히 곧 호날두는 일어났다. 하지만 이후 경기에서 호날두는 왼발을 절뚝였고 현저하게 속도가 늦어졌다. 부상이 심각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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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호날두는 부상 후 10분이 지난 전반 17분 스스로 경기장에 주저앉고 만다. 극심한 고통이 찾아왔기 때문. 곧바로 교체가 예상될 정도로 호날두가 뛰는 것은 불가능해보였다. 호날두 역시 이 중요한 경기에 자신이 더 이상 뛰지 못할까 두려움의 울컥거림을 보였다. 하지만 호날두는 잠시 경기장 밖으로 나간 후 의료진의 진찰을 받고 다시 경기장에 나섰다.

고통을 참고 뛸 정도로 이번 유로 결승무대는 간절했다. 무려 12년전 19살의 나이에 나섰던 유로 2004 결승에서 그리스라는 복병에 잡혀 우승을 놓쳤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 또 호날두 입장에서 이번 유로 결승은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우승컵을 들 수 있는 기회였을지 모르기도 했다. 어쩌면 이 경기를 뛰지 못하면서 호날두라는 축구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에게 국가대표 메이저대회 우승 커리어가 없이 끝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내 또 쓰러지고 말았다. 이번에는 정말 경기불가였다. 주장완장을 내팽겨 칠정도로 스스로에 대한 원망이 컸다. 그의 상태를 보기 위해 나니가 다가오자 그에게 주장완장을 내준 호날두였다. 주장완장을 내주고 호날두는 끝내 참았던 눈물을 보였다. 오열이었다. 참다 참다 나온 오열은 보는 이로 하여금 경외감을, 그리고 감동을 주기 충분했다. 호날두는 정말 뛰고 싶어했고 그 의지가 오죽하면 이날 프랑스의 우승을 기원하기 위해 찾은 홈 프랑스 관중들에게도 전해졌다.

호날두가 들것에 실려 나가자 프랑스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그만큼 호날두의 투혼에 대한 존경심이 컸다.

이날 경기는 호날두의 퇴장으로 인해 포르투갈 선수들은 물론 프랑스 선수들까지 영향을 받는 모습이었다. 경기장 위 22명의 선수 중 단 한명의 선수가 나갔는데 경기흐름과 양상은 확연히 달라졌다. 그만큼 호날두의 영향력은 엄청났고 그가 결승전에서 우승이든 준우승이든 최선을 다해 뛰는 모습을 기대했던 팬들에게는 참으로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이 부상은 다행히도 포르투갈이 우승하면서 그 여운이 이어졌다. 호날두의 부상과 오열은 해피엔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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