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는 27일 오전 9시(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저지 멧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대회 결승전에서 정규시간과 연장전을 0-0으로 마친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이날 우승으로 칠레는 지난해 대회에 이어 2년 연속 코파 아메리카 정상에 섰다. 1993년 이후 20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던 아르헨티나는 또 다시 고개를 숙였다.
경기 초반 주도권은 아르헨티나가 잡았다. 에베르 바네가의 중거리 슈팅으로 포문을 연 아르헨티나는 리오넬 메시와 앙헬 디 마리아, 곤살로 이과인을 앞세워 거듭 칠레를 몰아쳤다. 전반 20분에는 결정적인 기회도 잡았다. 상대의 백패스를 가로챈 이과인이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그의 슈팅은 골대를 외면했다.
이후 아르헨티나는 수적 우위까지 점했다. 전반 28분 마르셀로 디아스가 퇴장당했다. 디아스는 메시를 막는 과정에서만 2장의 옐로카드를 받고 경고누적으로 물러났다.
전반 42분에는 또 다른 변수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아르헨티나에서 퇴장 선수가 나왔다. 마르코스 로호가 아르투로 비달을 향해 백태클을 범하면서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았다. 양 팀의 경기는 10대10의 싸움이 됐다.
수적 균형이 맞춰진 후반전에는 더욱 치열하게 맞섰다. 칠레가 아르헨티나보다 더 높은 점유율을 유지했다. 다만 두 팀 모두 좀처럼 결정적인 기회까지는 만들지 못했다. 아르헨티나와 칠레는 치열한 중원싸움을 바탕으로 서로의 빈틈을 노렸지만, 1명씩 부족한 두 팀은 우선 ‘안정’에 포커스를 뒀다.
후반 중반 이후에 접어들면서 두 팀의 플레이는 소극적으로 변했다. 체력을 비축하며 연장 승부를 대비하겠다는 움직임이 드러났다. 후반 막판에 다다른 뒤에야 두 팀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아구에로의 슈팅이 골대를 크게 벗어나는 등 결실을 맺지 못했다. 결국 두 팀의 승부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연장전에 접어든 뒤 두 팀은 번갈아 서로의 골문을 위협했다. 다만 여전히 두 팀의 골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아구에로의 헤더가 골대를 맞거나 메시의 프리킥이 수비벽에 맞고 굴절되는 등 0의 균형이 이어졌다. 결국 두 팀은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승부차기를 통해 우승팀을 가리게 됐다.
승부차기는 초반부터 변수가 나왔다. 첫 번째 키커로 나선 비달의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이어진 메시의 킥은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이후 양 팀의 2~3번째 키커는 모두 성공시켰다.
2-2로 맞서던 4번째 키커에서 균형이 어긋났다. 베우세요르가 성공을 시킨 가운데 비글리아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칠레가 3-2로 앞서기 시작했다. 이후 실바의 킥이 성공하면서, 칠레가 정상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