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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스페인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내달 1일 오후 11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레드불 아레나에서 스페인과 친선경기를 갖는다. 지난 2014년 10월 슈틸리케호 출범 이후 유럽팀을 상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슈틸리케호는 줄곧 순항만을 거듭해왔다. 출범 초기 코스타리카, 이란과의 평가전 패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전 호주전 패배를 제외하면 모든 경기에서 지지 않았다. 슈틸리케호의 전적은 20승3무3패, 최근에는 8연승 포함 12승3무다. 압도적인 성과다.

다만 그 이면에는 아시아권 혹은 한 수 아래의 팀들과의 맞대결이 대부분이었다는 ‘한계’가 존재했다. 한국은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예선,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등을 치르느라 아시아 팀들과의 유독 많이 만났다. 가끔 자메이카나 뉴질랜드 등 타대륙 국가와의 평가전도 있었지만, 대부분 한 수 아래의 팀이었다.

이번 경기가 앞선 어떤 경기들보다도 더욱 많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세계적인 수준의 팀을 상대로, 슈틸리케호의 ‘현주소’를 가늠해볼 수 있는 경기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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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전력차는 뚜렷하다. 스페인의 FIFA랭킹은 한국보다 48계단이나 높은 6위다. 내로라하는 스타급 선수들이 즐비하고, 주요 메이저대회에서도 늘 좋은 성적을 거둔 팀이다. 주전급 선수들이 제외될 가능성이 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력의 우열은 변하지 않는다. 슈틸리케 감독도 “순위만 보면 누가 이길지 예상하기는 쉽다”며 전력차를 인정했다.

결과에 집착하기보다는, 어떠한 경기력으로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보여주느냐가 더 중요한 이유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도 “스페인이나 체코가 우리보다 뛰어난 기술을 보여줄 수는 있다. 그러나 시작 전부터 위축될 필요는 없다”면서 “우리의 축구 철학과 정신력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설령 결과를 내주더라도, 만만치 않은 경쟁력만 보여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경기다. 유럽 원정 평가전이라는 값진 경험뿐만 아니라, 자신감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기회인 까닭이다. 반대로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고개를 숙인다면, 앞서 거듭해온 슈틸리케호의 순항 역시 한순간에 그 의미가 사라질 수 있다. 경험과 자신감이라는 ‘순풍’을 만드는 일, 슈틸리케호의 스페인전 진짜 목표는 여기에 있다.

한편 한국은 스페인과의 역대전적에서 2무3패로 열세다. 스페인전은 SBS를 통해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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