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더 이상 뛰지 못할 정도로 아프자 남은건 교체아웃밖에 없었다. 부축을 받으며 나가는 동안 다니엘 카르바할(레알 마드리드)의 눈에서는 억울함과 아쉬움의 눈물이 흘렀다.

반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야니크 카라스코(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극적인 동점골 후 연인에게 달려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키스를 나눴다.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인 챔피언스리그 결승이 얼마나 대단하고, 그리고 의미 있는지 새삼 알 수 있는 명장면들이었다.

ⓒAFPBBNews = News1
레알 마드리드는 29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쥬세페 메아차에서 열린 2015~2016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승부차기 접전 끝에 꺾고 정상에 섰다. 레알 마드리드의 라 운데시마(11회 우승)가 달성된 순간이었다.

이날 경기는 참 파란만장했다. 전반 15분 만에 터진 세르히오 라모스의 골은 오프사이드 논란을 낳았다. 후반 종료 10분을 남기고 교체멤버 야니크 카라스코가 동점골을 넣었을 때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그 기세를 몰아 113년만에 우승을 차지하는줄 알았다.

하지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끝내 연장전에 골을 넣지 못했고 결국 이날 동점골을 어시스트했던 후안 프란이 승부차기 실축을 하며 레알 마드리드의 승리로 돌아갔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후반 3분 앙투앙 그리츠만의 PK실축에 이어 승부차기에서 프란의 실축에 눈물 흘려야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 2개가 있다. 바로 후반 7분 다니엘 카르바할이 부상을 호소하며 교체로 아웃된 부분이다. 카르바할을 수비 후 스스로 넘어지며 부상을 호소했다. 다리 쪽 부상으로 보였고 고통을 호소하다 결국 의료진이 들어왔지만 그래도 치료하지 못해 부축을 받으며 다닐루와 교체될 수밖에 없었다.

이때 카르바할은 교체되며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하염없이 울고 말았다. 그토록 기다려왔고 선수로서 뛰고 싶은 무대에서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한 억울함과 아쉬움의 눈물이었으리라. 카르바할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교체되며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카르바할의 모습과는 정반대로 이 세상 최고의 기분을 느낀 이가 있었다. 바로 후반 35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동점골을 넣은 야니크 카라스코였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투입됐던 카라스코는 후반 35분 후안 프란의 크로스를 이어받아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때 카라스코는 골을 넣자마자 어디론가 급하게 달려갔다. 동료들과 세리머니를 하기보다 어디론가 달려가더니 갑자기 한 여자 앞에 멈춰 격렬한 키스를 했다. 힘차게 달려가더니 여자 앞에서 멈춰 키스할때는 한없이 달콤한 남자였던 카라스코였다.

카라스코의 여자친구인 2014 미스 벨기에 노미에 하파트 ⓒAFPBBNews = News1
카라스코가 키스한 여자는 바로 2014 미스 벨기에 출신인 여자친구 노미에 하파트였다. 올해로 만 23세인 여자친구가 어디 앉아있는지를 미리 알고 골을 넣자마자 카라스코는 세상 최고의 기쁨을 여자친구와의 키스로 나눈 것이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골을 넣는 것은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인데 그 영광을 여자친구와 함께한 카라스코. 그리고 영광스러운 무대에서 더 이상 뛸 수 없음을 알고 하염없이 울고만 카르바할. 그들을 보며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정말로 얼마나 큰 무대이며 진정 ‘꿈의 무대’인지를 조금이나마 가늠해볼 수 있다.

ⓒAFPBBNews = News1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