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한국축구의 레전드 박지성(35)이 특별 해설을 통해 챔스 결승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지성은 이날 해설을 통해 명확한 경기 상황 설명은 물론 선수시절 뛰어봤던 경험을 통한 재미있는 얘기도 함께 해 볼거리와 들을 거리를 한격 더 높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29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각) 이탈리아 쥬세페 메아차에서 열린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를 꺾고 정상에 섰다.

이날 경기는 공중파 SBS를 통해 국내에서 생중계 됐다. 이날 경기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것은 박지성이 배성재 캐스터-박문성 해설위원과 함께 직접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에 가 현지 해설을 펼친다는 점이었다.

박지성은 선수시절 총 4번 산시로를 밟은 바 있으며 레알 마드리드의 핵심 선수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함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활약한 바 있다. 은퇴 후 미디어 노출이 많지 않은 박지성은 아시아인 최초로 챔스 결승에서 뛴 경험도 있다.

이날 박지성은 경기전 AT마드리드의 페르난도 토레스가 상당히 무서운 기세라고 해설진이 얘기하자 “아무리 그래도 전성기에 비해서는 부족하다”며 리버풀에서 뛰던 당시의 토레스를 회상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전반 15분 선제골을 넣은 이후 다소 경기 운영이 소극적이자 “레알 마드리드가 선제골을 넣고 도리어 수비적으로 하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공격적으로 나서며 자신감을 갖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가 그래도 전반전 종료까지는 정상적인 경기 운영을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고 말하며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 운영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팀동료였던 호날두와 관련된 일화를 묻자 “저희는 호날두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고 부르지 않고 ‘로니’라고 불렀다”며 선수들 사이의 애칭을 밝히며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로 간 이후 좀 더 페널티박스 안으로 움직이다보니 농익고 골도 더 많이 넣게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후반 3분에는 0-1로 뒤지던 AT마드리드가 페널티킥을 얻어낸 후 앙투앙 그리츠만이 PK를 크로스바에 맞춘 장면을 보고는 “전 선수시절 페널티킥을 차는걸 싫어했다. 2002 한일 월드컵 때는(8강 스페인전 승부차기) 어쩔 수 없이 찼다”며 선수시절 PK에 대한 공포감이 있었던 것을 고백하기도 했다.

AT마드리드의 후반 35분 동점골이 터진 이후에는 “레알 마드리드가 쉽게 갈 수 있는 경기를 어렵게 자초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한 연장전에 들어선 이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기력이 더 좋은점에 대해 “2년전과 달리 오늘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더 공격적으로 경기를 했기에 2년전과 비교해 피로감이 덜 할 것이다”고 했다.

승부차기의 순간이 다가오자 배성재 캐스터는 2002 한일월드컵 스페인전 승부차기 당시의 상황에 대해 물었고 “당시 이케르 카시야스 골키퍼가 가장 잘 막는 방향으로 찬 것이 사실이었다. 차고 나서 ‘아차’했다”며 웃기도 했다.

ⓒAFPBBNews = News1
연장 후반 15분 페페와 카라스코의 신경전 상황에서 페페가 다소 엄살을 부리자 “그렇게 아픈 척할건 아닌데 페페가 저런 행동을 자주하죠”라고 말하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승부차기를 앞두고 PK를 실패했던 그리츠만이 승부차기를 찰 것같은지를 묻자 “제가 만약 감독이라면 다시 기회를 주고 싶다. 내가 너를 믿고 있다는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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