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전주=이재호 기자]팬들의 죄는 전북 현대를 좋아하고 사랑해서 응원한 것이었다. 그런 그들은 최고 수준의 징계인 강등이 된다할지라도 여전히 전북을 사랑할 것임을 외쳤다. 가슴 아픈 절규였다.
전북은 24일 오후 7시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멜버튼 빅토리(호주)와의 홈경기에서 레오나르도의 전 후반 각각 1골이 터지며 2-1로 승리했다. 이로서 전북은 1차전 호주원정 1-1 결과를 합쳐 3-2로 승리하며 두시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장에 가기 위해 택시를 타서 기사분께 “월드컵경기장에 가달라”고 하자 곧바로 “아이고 그래도 경기를 가시네”라며 이번 사태에 대한 일장탄식이 나왔다.
“처음엔 참 착잡했다. 전주 내에서 전북 현대가 얼마나 큰 의미인지 잘 모를거다. 지방구단이지만 성적도 좋고 유명 선수도 많다보니 지역 내에서 버팀목처럼 여겨지고 있었다. TV를 통해 그 소식을 접하는데 가슴이 참 아리더라. 그리고 스카우터 개인의 일탈이라니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이같은 일장탄식을 뒤로하고 경기장에 도착해서 곧바로 전북 서포터즈석인 N석에 가 팬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홈경기가 있을 때면 전경기를 찾는다는 한 부부에게 심판매수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의 심경에 대해 묻자 “딱 드는 생각이 ‘헐’이었다. 그리고 이건 음모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했다.
“많이 실망했다”고 말하는 이 부부에게 그럼에도 경기장을 찾은 이유에 대해 묻자 “그래도 내 팀이 아닌가. 우리의 전북인데 그래도 와야했다”며 “선수들이 기 안죽고 뛰어줬으면 좋겠다. 주말이면 이곳을 찾는게 인생의 낙인데…”라며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팬은 “솔직히 이번 사태가 흐지부지 덮인다면 전북팬으로서는 내 구단이 상처 받지 않으니 좋은 것이 있을 수도 있으나 만약 그렇게 덮인다면 K리그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는 아픔이 있다는 양면성이 있다”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어린 시절부터 전북을 꾸준히 응원해왔다는 팬은 “참 한심스러운 사태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개인의 일탈일 수가 있나”라며 기자에게 반문하며 “그래도 그때나 지금이나 선수들의 땀은 헛된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은 늘 최선을 다해왔다”며 이 사태로 인해 선수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길 소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