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 1개로 옐로카드와 레드카드 동시에 받는 상황 발생

한국프로축구연맹 2016년 제1차 이사회 모습 >
프로축구 K리그의 '사후징계 제도'에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후징계는 경기 중 심판의 판단 실수 등으로 경기 중 충분한 징계를 내리지 못했을 경우 추가로 징계를 내리는 제도다.

이 제도는 지난 2013년 도입됐다.

매 라운드 경기가 끝나면 6명의 심판위원은 심판판정분석위원회를 꾸려 축구회관 영상분석실에서 전 경기를 점검한다.

판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경기평가회의에 자료를 제출하고, 경기평가회의는 회의 결과를 상벌위원회에 올려 추가 징계 또는 감면 조처를 내린다.

문제는 추가로 징계를 할 경우에도 기존 징계 기록은 유지되기 때문에 과도한 처벌이 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은 최근 수원 삼성 곽희주의 반칙을 계기로 다시 한번 고개를 들고 있다.

곽희주는 지난달 30일 FC서울과 경기에서 상대 팀 아드리아노의 득점 기회를 막아 옐로카드를 받았다.

연맹은 4일 사후징계 조치로 곽희주에게 레드카드 처벌 수위인 리그 2경기 출전 금지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곽희주가 경기 중 받았던 옐로카드는 사라지지 않았다. K리그 규정상 옐로카드는 3장이 누적되면 1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곽희주는 한 번의 반칙으로 레드카드를 받게 됐을뿐 아니라 옐로카드 기록도 1장 늘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심판의 오심으로 레드카드 한 장만 받으면 되는 상황이 레드카드와 옐로카드를 동시에 받게 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라며 "제도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프로축구연맹은 사후징계 제도의 이중처벌 논란에 대해 "가치판단의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조영증 심판위원장은 "사후징계제도는 징계 내용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추가 징계를 내리는 것이다. 경기의 결과와 기록을 번복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경기에서 일어난 판정과 기록을 존중하면서 추가 징계를 통해 비슷한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이 제도를 만든 취지다"라고 덧붙였다.

연맹은 해당 판정을 내린 심판에게도 사후징계제도를 적용, 징계를 내리고 있다.

연맹은 기존 징계 내용을 수정할 경우 행정상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조연상 사무국장은 "기존에 받았던 징계를 소멸할 경우 리그 운영상 혼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조 국장은 "가중 처벌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이해한다"라면서 "사후징계 제도에 대한 의견을 계속 청취하겠다"라고 밝혔다.

사후징계 제도는 K리그가 자체적으로 만든 '로컬 룰'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심판이 직접 보지 못했거나 폭력 등 불가피한 사항에 대해서만 사후징계 조치를 내린다.

다만 사후징계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일단 심판이 경기 중 정확한 판정을 하지 못한 것은 문제이지만 추가 징계를 받아야 할 정도의 거친 파울을 저지른 선수 편을 들어 '과도한 처벌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며 "문제를 만든 것은 거친 파울을 저지른 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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