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조형근 기자] 수원 삼성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반등의 기회로 삼을만한 희망을 찾았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 삼성은 지난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AFC 챔피언스리그 G조 6차전 상하이 상강과의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지만 승점이 같은 멜버른 빅토리에게 승자승 원칙에서 밀려 16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16강 진출 실패에도 수원 삼성의 팬들은 박수를 치며 승리를 축하했다. 최근 성적이 좋지 못했던 수원 삼성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봤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고민이었던 최전방과 최후방에서 가능성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수원 삼성의 최전방 공격수들은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전까지 조동건과 김건희, 김종민이 기록한 골은 단 1골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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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 시즌 프로에 데뷔한 김건희가 이날 페널티킥 득점으로 데뷔골을 터트린 데 이어 감각적인 슛으로 팀의 세 번째 골까지 성공시켜 골 갈증을 해소했다. 김건희의 활약에 힘입어 수원 삼성은 올 시즌 처음으로 3골 이상을 넣으며 기분 좋은 승리를 가져갔다.

처음으로 세트피스 득점에 성공했다는 점도 수원 삼성을 웃게 했다. 그동안 세트피스에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한 수원 삼성이었지만 코너킥 키커로 나선 장현수가 날카로운 크로스를 보여주며 세트피스 득점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수원 삼성은 후반 5분 장현수의 코너킥을 수비수 민상기가 헤더로 연결하며 팀의 두 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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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키퍼 노동건의 활약도 눈부셨다. 노동건은 상대 공격수와 1대1 상황에서 안정적인 선방을 수차례 보여주며 올 시즌 처음으로 클린시트 승리를 가져왔다. 정성룡이 팀을 떠난 후 주전 골키퍼 자리를 물려받은 노동건은 그동안 불안한 볼처리와 킥 미스로 팀의 약점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지난달 19일 감바 오사카와의 경기에서 페널티킥 방어에 성공하며 자신감을 찾은 노동건은 이후 경기에서 선방쇼를 이어오며 팀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팀의 핵심 선수인 염기훈과 권창훈, 산토스, 구자룡에게 휴식을 부여하고 대승을 거뒀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들을 대신해 이날 그라운드에 나선 김종우와 고승범, 장현수가 좋은 모습을 보여 주축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줄 카드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이날 프로 데뷔전을 치른 고승범은 엄청난 활동량과 빠른 발을 바탕으로 팀의 활력을 불어넣어줘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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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수비 상황에서 불안한 모습이 몇 차례 발생했기 때문이다. 주도권을 잡고 공격하던 수원 삼성이 공을 뺐기고 역습을 당하는 상황에서 수비수가 번번이 상대 공격수를 놓쳐 골키퍼와 1대1상황을 자초한 것이다. 최근 선제골을 넣고도 수비 집중력 저하로 실점하며 연이어 무승부를 거둔 수원 삼성에게는 수비 불안이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희망을 발견한 수원 삼성이 5월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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