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 맞고 흘러나오기에 깜짝 놀라서 골대도 안 보고 찼는데 들어갔네요."

'숙명의 한일전'에서 귀중한 동점골을 뽑아낸 정설빈(현대제철)은 "동료 선수들이 저보고 10년치 운을 다 썼다고 하네요"라고 밝게 웃으며 취재진과 마주했다.

정설빈은 2일 일본 오사카의 긴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16 리우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에서 0-1로 끌려가던 후반 42분 동점골을 꽂아 윤덕여호의 1-1 무승부를 이끌었다.

이날 패했으면 리우행 희망도 사라졌을 뻔했지만, 정설빈의 득점 덕분에 윤덕여호는 리우행 희망을 잃지 않게 됐다.

특히 정설빈은 북한과 1차전 선제골에 이어 이날 동점골까지 2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며 '해결사'의 능력을 입증했다.

경기가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정설빈은 "수비가 버텨줘서 후반에 더 집중해서 공격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동료에게 돌렸다.

그는 골 상황을 떠올리며 "측면에서 크로스가 짧게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달려들어갔다"며 "그런데 상대 골키퍼가 볼을 놓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서 골대도 보지 않고 슈팅을 한 게 골이 됐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어 "경기가 끝난 뒤 동료들이 '너는 10년 치 운을 다 썼다'고 이야기들을 해줬다"며 "이런 좋은 느낌을 남은 경기까지 이어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설빈은 2연승을 거두고 '다크호스'로 떠오른 호주와 3차전에 대해서도 "반드시 이기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는 "1, 2차전 모두 질뻔했다가 비겼다. 이제 나머지 경기는 모두 이겨야 한다"며 "호주 선수들의 체격과 키가 크지만, 우리가 잘하는 아기자기한 플레이로 상대를 무력화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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