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사천=이재호 기자] 어느덧 상병이다. 이제 7개월만 있으면 전역이다. ‘전북의 귀요미’로 여성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던 이승기(28·상주 상무)는 귀여움대신 군인정신을 장착해 경남 사천에서 진행 중인 상주 상무의 전지훈련에서 땀 흘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새롭게 부임한 조진호 감독의 존재가 ‘자극제’라고 말한 이승기는 “그 누구도 주전을 보장받지 못했다. 감독님께서는 최대한 많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하셨기에 모두가 살아남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러다보니 경쟁체재 안에서 경쟁력이 생기는 것 같다”며 상주 상무의 전지훈련 상황을 설명했다.

전역을 7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이승기도 서서히 미래를 준비해야하는 시점이다. 이승기는 사실 2014년까지만 해도 꽤 정기적으로 대표팀에 소집되는 선수였다. 2014년 미국 전지훈련을 끝으로 더 이상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광주에서의 맹활약으로 대표팀이 된 2011년 이후 2014년까지 대표팀 2선공격수의 뛰어난 옵션으로 각광받았다. 현재 이재성, 권창훈에 대한 주목도가 2~3년전 딱 이승기를 향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

이승기 역시 “현재 상주 상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대표팀도 다시 들어갈 수 있지 않겠나”며 “사실 작년에 제가 대표팀에 뽑히지 못한 것은 당연한 거였어요. 대표팀은 최고로 활약하고 몸이 올라와 있는 선수를 뽑는건데 저 역시도 몸상태가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죠”라며 여전히 품고 있는 대표팀 승선에 대한 생각을 드러냈다.

섣부른 관측은 경계했다. 이승기는 줄곧 “일단 팀이 잘하면 자연스레 나도 주목 받을 수 있는 거다. 전북에 있으면서 그걸 느꼈다. 상주 상무를 강등권이 아닌 깜짝 놀랄 순위에 올려놓는다면 그 속에서 제가 빛나 자연스레 울리 슈틸리케 감독님의 주목도 받을 것”이라며 팀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자신이 상무에 입대하자 아시안컵을 통해 ‘깜짝 스타’가 됐던 이정협을 1년여간 지켜본 심정에 대해 “아무래도 미디어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해한다. 물론 부러운 면도 있었지만 저는 이미 국가대표도 경험했고, 클래식 무대에서도 보여준게 있는 선수였기에 크게 부러운 것보다 축하하는 마음이 컸다”며 상무를 강타한 ‘이정협 신드롬’을 바라본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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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시즌동안 계속해서 5골만 넣은 자신의 득점력을 아쉬워한 이승기는 “올 시즌은 정말 최소 5골 이상을 넣고 싶다. 7골 10도움을 한뒤 전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개인적인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승기는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축구 팬들 사이에서 상주 상무가 ‘승격되면 안됐을 팀’으로 여겨지며 대구FC나 서울 이랜드 FC의 승격을 방해한 팀으로 인식되는 부정적 시선에 대해 언급했다.

“저희 역시 힘겹게 올라오긴 매한가지였다. 분명 나쁘게 보는 시선이 있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저희에 대한 나쁜 시선보다는 조금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상주 상무를 바라봐줬으면 좋겠다. 결국 저희도 군인이지만 선수인데 경기장 안에서의 모습으로 평가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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