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카타르전의 환희는 잊어야한다. 모두가 탈진한 승부지만 딱 한번만 더 힘을 내야하는 자존심이 달린 한일전이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8월 동아시안컵 당시의 한국과 일본의 경기 모습. 대한축구협회 제공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U-23대표팀은 27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1시 30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하는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4강전에서 개최국 카타르에 후반 4분 터진 류승우의 선제골과 후반 44분 터진 권창훈의 결승골, 후반 추가시간 문창진의 골로 3-1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날 극적인 승리는 수많은 영광을 안겨줬다. 이날 승리로 결승에 진출한 한국은 자동 2위를 확보하면서 3위까지 주어지는 리우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냈다. 세계 축구사에 있는 최초의 일을 해냈다. 바로 무려 8회 연속(1988~2016년)이나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것.

또한 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최종예선 일본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34경기(25승9무) 동안 최종예선 무패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신태용 감독 역시 경기 후 “대한민국 축구의 위상을 드높인 것이 기분 좋다”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결승에 올라갔지만 만약 안도할 수 없다. 하필이면 결승 상대가 일본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한국의 국가적 라이벌인 일본과 결승에서 만나 ‘한일전’을 가지게 된 것은 그야말로 운명이다. 일본은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인 이라크를 후반 종료 직전 골로 2-1 승리하며 결승에 올랐다.

카타르전을 통해 한국선수들은 체력적으로 한계에 도달했음이 드러났다. 3일간격으로 이어진 빡빡한 23세 대표팀 특유의 스케줄은 역시 견디기 힘들었다. 이날 경기만 해도 류승우와 김현 모두 다리에 쥐가 나 교체 아웃됐다. 정신력으로 버틴 승부였다. 모두가 탈진 상태에 다다랐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물론 일본도 상황은 똑같다. 결국 양팀 모두 바닥난 체력을 가지고 누가 더 승리에 집중하느냐는 정신 싸움에 돌입했다.

한국은 이미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비슷한 빡빡한 일정 후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을 만나 승리를 거둔 바 있다. 현재 대표팀은 전혀 다른 대표팀이긴 하지만 연속 무패기록과 8회 연속 진출의 역사를 잇고 있는 대표팀이기에 분명 교훈으로 삼고 배워야할 부분이 있다.

정말 힘겹게 올라갔는데 눈앞에는 ‘가위바위보마저 이겨야한다는’ 일본이 기다리고 있다. 한일전은 실력이 아닌 자존심 싸움이다. 가혹하지만 탈진상태에 다다랐어도 선수들의 마지막 투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과 일본의 결승전은 30일 오후 11시 45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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