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이었던 주제 무리뉴 전 첼시 감독과 당시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었던 루이스 반 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첼시의 주제 무리뉴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그러나 비록 첼시에서 경질 됐어도 유럽 전역에 명성을 떨친 무리뉴 감독의 도전까지는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그의 차기 행선지에 따라 유럽 내 감독들의 연쇄이동이 이뤄질 수도 있다.

첼시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각) 주제 무리뉴 감독과의 이별을 공식 발표했다. 첼시 보드진과 무리뉴 감독간의 상호 합의 끝에 이뤄진 결정이지만, 사실상 성적 부진에 의한 경질이다.

이제 초점은 두 가지로 쏠린다. 공석이 된 첼시의 차기 감독과 무리뉴 감독의 행선지다. 이 두 자리의 배치에 따라 향후 감독들의 연쇄 이동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

무리뉴 감독은 부진한 성적으로 인해, 지난 2007년에 이어 2번째로 첼시의 감독직에서 불명예스럽게 물러났지만 여전히 '대어'급 감독이다. 그에게 구애를 보낼 팀들은 여전히 많다.

대표적으로 '독일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과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꼽힌다. 먼저 뮌헨은 올 시즌이 끝나면 감독직이 공석이 된다. 최근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올시즌을 끝으로 뮌헨의 감독직에서 물러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수장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새로운 감독을 미리 물색해야 하는 뮌헨이다. 최고 수준의 선수들을 영입해 독일 최강을 노릴 뿐만 아니라 매해 유럽 최강 클럽이 되고자 하는 뮌헨에게 유럽 전역에서 명성을 떨친 무리뉴라는 카드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무리뉴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매력적인 클럽이 바로 뮌헨이다. 이탈리아 세리에A,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모두 들어올린 무리뉴 감독은 유일하게 독일 분데스리가의 우승트로피를 들어 보지 못했다. 무리뉴에게 독일 땅은 '신대륙'이나 마찬가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무리뉴의 차기 행선지로 꼽힌다. 지난 2004년 FC 포르투(포르투갈)을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유명세를 탔던 무리뉴 감독은 당시 8강에서 맨유를 꺾고 대이변의 서막을 알린 바 있다.

자신을 유명하게 만들어준 특별한 클럽이 바로 맨유다. 그만큼 무리뉴에게 맨유는 특별하다. 실제로 지난 2013년 맨유의 전설적인 감독이었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후임자로 점쳐졌던 인물들 가운데, 무리뉴 감독도 포함된 바 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만 3차례나 들어올린 무리뉴가 '꿈의 극장'으로 불리는 맨유의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에 입성할 자격은 충분하다.

또한 현 감독인 루이스 반 할 감독의 입지 역시 불안하다. 특징 없는 전술로 일관해 맨유팬들의 노여움을 사고 있는 반 할 감독이다. 성적도 좋지 못하다. 2년 만에 복귀한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했을 뿐 만 아니라, 지난 13일에는 승격팀인 본머스에게 충격적인 1-2 패배까지 당했다.

맨유의 수뇌부는 반 할 감독의 경질을 당장 결정하기는 어렵겠지만, 시즌 종료 이후라면 상황이 다르다. 무리뉴가 시즌이 종료되는 5월 즈음까지 여전히 무직 상태라면 맨유 역시 그를 탐낼 가능성이 높다.

무리뉴의 거취는 여전히 무직 상태이거나 부진한 팀들의 감독들의 거취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무직 상태인 카를로 안첼로티 전 레알 마드리드 감독과 브랜든 로저스 전 리버풀 감독 등은 유럽 내 유수의 팀들과 연결되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이 '무직 대열'에 합류하면서 판도가 크게 뒤바뀔 전망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 맨체스터 시티의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 역시 무리뉴의 경질이 달갑지 않다. 팬들과 구단 수뇌부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 두 구단의 수뇌부들은 인내심이 깊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두 감독들은 본의 아니게 감독들의 이적시장의 문이 열린 현 상황이라면, 구단이 언제든지 자신을 과감하게 내치고 파격적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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