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지난달, 상주상무는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정상에 섰다.

시즌 내내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쳤던 상주는 결국 대구FC에 다득점에서 앞서며 통산 2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덕분에 상주는 다음 시즌을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서 뛸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1년 만의 재승격이었다.

그 중심에 4년째 팀을 이끈 박항서(56) 감독이 있었다. 박 감독은 장기적으로 팀을 꾸려갈 수 없는 핸디캡 속에서도 팀을 1년 만에 다시금 승격시켰다. 이러한 성과들을 돌아보면, 올해까지였던 계약기간의 연장 역시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상주는 박항서 감독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계약 연장에 대한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팀을 우승과 승격으로 이끈 감독을 내치는 모양새가 됐다. 정황상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상주 입장에서는 과감하게 ‘변화’를 택한 것에 대한 합당한 근거가 필요했다. 팀을 우승으로 이끈 감독을 내친 것을 이해할 만한 대안이 필요했다. 예컨대 지도력을 검증받았거나, 이에 준하는 경력을 갖춘 감독이어야만 그 선택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상주는 조진호(42) 전 대전시티즌 감독을 택했다. 박 감독과의 결별이 확정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꺼내든 대안이었다. 우승 직후 감독 교체를 결정한 상주의 선택이 이해가 될 정도의 무게감은 분명 아니었다.

조진호 감독은 2013년 10월 대전의 감독대행으로 부임하면서 처음 지휘봉을 잡았다. 이듬해 5월 감독으로 정식 승격한 뒤, 그해 팀을 K리그 챌린지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조 감독은 승격 첫 해인 2015시즌 1라운드만 마치고 성적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 사퇴 당시 대전의 성적은 1승2무7패, 리그 최하위였다.

K리그 클래식이라는 무대에서의 성과는 아직 검증이 더 필요했다. 여기에 군팀이라는 특수성, 즉 매해 선수단에 생기는 큰 변화 등도 신임 감독에게는 새로운 과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재계약 제의조차 없이 박항서 감독을 내친 것에 대한 상주의 선택이 더욱 의아한 이유다.

결국 ‘우승 감독의 교체’라는 상주의 선택은 2016시즌 내내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게 됐다. 변화의 중심에 선 조진호 감독의 지도력 역시 함께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자연스레 2016시즌 상주의 행보는 이래저래 많은 관심이 쏠리게 됐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