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선수단.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팀의 ‘어금니’라고 할 수 있는 공격수들이 결장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선수들의 공백에 휘청거리는 팀이 아니었다. 특정 선수로 인해 강해진 팀이 아닌 하나된 팀으로 강했던 바르셀로나의 진면목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17일 오후 7시 30분 일본 요코하마 국제 경기장에서 열린 광저우 에버그란데와의 FIFA(국제축구연맹) 클럽 월드컵 2015 준결승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유럽 챔피언 자격으로 준결승에 직행한 바르셀로나. 준결승 직행 팀의 자격을 충족하고도 남는 경기력으로 광저우를 완파한 바르셀로나였다.

특히 경기 전 네이마르(사타구니)와 리오넬 메시(급성 신장 통증)를 부상으로 인해 투입할 수 없던 악재가 찾아왔던 바르셀로나였다. 하지만 악재는 바르셀로나 선수단을 더욱 결집시켰다.

메시와 네이마르가 빠졌지만, 바르셀로나의 공격 방식은 여전히 다양하고 치명적이었다. 짧은 패스만 주고받으며 공간을 창출해 내고자 했던 바르셀로나의 축구는 이제 옛말이 됐다. 숏패스 보다 날카로운 로빙 패스, 한 박자 빠른 중거리 슛, 개인기를 통한 공격수들의 돌파 시도등 다양한 공격 방식이 광저우 수비진을 휘몰아 쳤다. 높은 볼점유율을 앞세워 압박을 취하는 전통적인 기조만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을 뿐이다.

상대가 약했기에 다양한 공격이 가능했다는 평가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광저우는 ‘탈아시아 급’ 경기력을 보이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모든 대회를 통틀어 28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던 팀이 바로 광저우였다. 바르셀로나를 상대할 자격은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브라질 대표팀과 잉글랜드의 첼시 감독을 맡기도 했던 광저우의 필리페 스콜라리 감독은 경기 후 “메시와 네이마르의 출전 여부와 관계없이, 바르셀로나는 의심할 여지가 없이 훌룽한 경기력을 선보이는 팀이다”며 바르셀로나의 경기력을 극찬했다.

광저우의 구단 엠블럼에는 호랑이가 그려져 있다. 메시와 네이마르로 대표되는 어금니가 빠진 바르셀로나는 잇몸으로도 손쉽게 기세가 올랐던 호랑이를 집어 삼킨 셈이다.

오는 20일 ‘남미 챔피언’ 리버 플라테(아르헨티나)를 결승에서 상대해야 하는 바르셀로나다.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본다면, 리버 플라테가 광저우 보다는 한 수 위의 상대다. 이전보다는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 또한 네이마르와 메시 역시 추가적인 검진이 필요해 결승전 출장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상대는 더 버거워졌고 여전히 극복해야 할 악재가 남아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는 걱정하지 않는다. ‘주포’ 루이스 수아레스는 광저우와의 경기가 끝난 뒤 “메시와 네이마르가 경기에 나설 수 없어, 선수들이 더욱 경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며 주축선수들의 이탈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고 평가했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오히려 메시와 네이마르의 공백으로 인해 하나의 팀으로 단단해진 바르셀로나다. 이제 바르셀로나는 그 어떤 구단도 들어올리지 못한 통산 3번째 클럽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향해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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