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득점에 성공한 스완지시티의 바베팀비 고미스.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감독 경질이라는 초강수를 통해 원했던 일시적 각성 효과는 없었다. 게리 몽크 감독을 떠나보낸 스완지 시티와 기성용(26)이 또다시 패배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소득이 전혀 없다고 평가 할 수 없는 경기이기도 했다.

스완지는 13일(이하 한국시각) 자정 잉글랜드 맨체스터에 위치한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2015~2016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에서 1-2로 패했다.

이로써 스완지는 최근 6경기에서 1무5패를 기록하게 됐다. 강등권과의 승점 차 역시 단 1점에 불과해졌다. 지난 시즌 8위에 오르면서 당분간 강등과는 거리를 둘 것만 같았던 스완지였지만 한 시즌 만에 강등이 현실화됐다.

최근 12차례의 정규리그에서 1승만을 거둔 스완지. 이로 인해 게리 몽크 감독은 지난 10일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스완지는 내심 맨시티전에서 감독 경질에 따른 일시적 각성효과를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 기대했던 각성효과는 없었다.

특히 수비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후반 종료 직전 이헤나나초의 동점골은 굴절된 슈팅이 골문으로 향했기에 수비를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전반 26분 코너킥 상황에서 윌프레드 보니의 헤딩골을 막지 못한 애슐리 윌리엄스의 수비는 문제가 있었다.

보니는 뒤편에서 쇄도해 들어오며 헤수스 나바스의 코너킥을 손쉽게 머리에 가져다댔다. 그러나 보니의 자신의 마크맨을 제치는 움직임이 특출난 것은 아니었다. 보니는 자신을 막고 있던 윌리엄스의 손을 단 한 번 뿌리쳤을 뿐이다. 대인 마크에서의 집중력이 다소 아쉬움으로 남았다. 최근 10차례의 경기에서 무실점 경기가 단 한 차례도 없었던 스완지의 약점이 다시 한 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전혀 희망이 보이지 않았던 경기는 아니었다. 지난 6일 레스터 시티와의 경기에 비한다면 특히 공격 부분에 있어서 활기를 찾은 모습이다. 앨런 커티스 감독 대행은 최전방 공격수와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는 몽크 감독의 전술 대신, 사실상의 제로톱과 역할을 구분 짓지 않는 세 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기동력을 최대한 살리고자 했던 전략이었다.

커티스 감독 대행의 판단은 주효했다. 주중 챔피언스리그 경기 탓에 체력적인 부담을 느꼈던 맨시티에 잘 먹혀들어갔다. 실제로 전·후반 내내 맨시티와 대등하게 맞섰던 스완지였다. 오히려 유효슈팅은 맨시티(5개)에 비해 스완지(7개)가 2개 더 많았다. 단지 마무리와 결과가 아쉬웠을 뿐이다.

커티스 감독 대행 역시 경기 직후 “비록 몽크 전 감독에게 승리를 바치지는 못했지만 그는 분명 오늘 선수들의 경기력에 만족감을 표시했을 것이다”라고 밝혔을 정도였다.

스완지에 더욱 긍정적인 요소는 바베팀비 고미스의 득점포 재가동이다. 고미스는 후반 38분 교체로 들어와 후반 44분 극적인 동점골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 8월 3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 이후로 106일만에 득점을 신고했다.

그동안 스완지의 부진 그리고 몽크 감독의 경질은 고미스의 부진에서 기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완지는 지난 1월 주전 공격수였던 윌프레드 보니를 맨시티로 떠나보낸다. 지난 2014~2015시즌 전반기에만 9골을 몰아친 주포를 미련 없이 떠나보낼 수 있었던 것은 보니의 ‘대체재’ 고미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몽크 감독은 고미스를 무척 아꼈다. 보니에 밀려 주전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해 지난 1월 보니와 나란히 스완지를 떠나려고 했던 그를 잡은 것은 몽크 감독이었다. 하지만 고미스는 득점없이 11경기를 보냈다. 고미스가 득점하지 못한 경기에서 스완지는 단 1승만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비록 감독이 떠난 뒤에 터진 때늦은 속죄포였으나, 고미스의 득점포는 스완지 반등에 있어서 핵심적인 요소다. 이날 스완지는 ‘울며 겨자 먹기’로 공격형 미드필더 질피 시구르드손을 ‘가짜 9번’으로 놓고 공격을 진행해야 했다. 수비와 공격을 병행해야 했기에, 아무래도 무게감은 덜했던 것은 사실. 고미스의 득점포가 반가운 이유다.

감독 경질이라는 강수에도 스완지는 패배했다. 분명 희망적인 부분 보다는 고쳐야 할 점이 많은 팀이 스완지다. 그러나 아직 시즌은 반환점도 돌지 않았다. 상대적 강호 맨시티를 상대로 보여준 회복세라면 아직 절망하기에는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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