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차두리만 마지막이 아니다. 외국인 선수를 넘어 K리그 레전드가 된 몰리나에게도 이번 FA컵은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FC 서울은 31일 오후 1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5 KEB하나은행 FA CUP 결승전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격돌한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많은 초점이 차두리에게 몰려있다. 이미 현역 은퇴를 선언했기에 차두리는 이번 FA컵이 마지막 우승도전이다. 그동안 지독히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차두리이기에 많은 이들이 과연 차두리가 우승컵을 들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럴 만도 하다. 차두리는 전 국민적인 인기를 누리는 선수다보니 이 정도 관심은 지당하다.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할 것은 바로 몰리나의 존재다. 몰리나도 어느새 만 35세를 넘었다. 현역생활을 지속하기 힘든 나이다.

이미 노쇠화는 뚜렷하다. 지난 시즌 초반을 부진과 부상으로 날리면서 19경기 5골 3도움이라는 저조한 성적에 그쳤다. 올 시즌은 시작부터 늦게 합류하며 몸을 만들 시간도 늦었다. 물론 올 시즌 32경기에 나섰지만 교체가 선발 출전보다 더 많다(선발 15경기, 교체 17경기). 90분을 모두 뛰기에 무리가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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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골 11도움으로 여전한 공격포인트 능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 외의 움직임은 전성기 같지 않다. 그와의 재계약이 힘들어 보이는 것은 이와 같은 능력의 문제도 있지만 ‘돈’의 문제도 있다.

몰리나는 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2014년 선수 연봉에서 13억2,400만원으로 전체 선수 중 1위였다. K리그에서 가장 많은 돈을 받는 선수지만 활약이 그에 미치지 못한다면 재계약이 쉽지 않다. 은퇴해도 이상치 않을 나이도 걸림돌이다.

결국 몰리나 입장에서는 이번 FA컵 결승전이 한국에서, 혹은 자신의 축구인생에서 마지막으로 우승컵을 들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몰리나는 이미 서울을 넘어 K리그의 레전드다. K리그 통산 205경기 만에 67골 69도움을 기록하고 있고, 전인미답의 70-70클럽에 가입에 도전하고 있다. 그 누구도 이만큼 빠르게 골과 도움 동시에 기록을 쌓을 선수는 K리그 역사에 없었다. 몰리나는 지난 5월 60-60클럽에 최단기간 가입했다.

K리그 도움의 역사에서 몰리나를 뺄 수 없다. 염기훈의 경찰청(챌린지리그)에서의 기록을 빼면 몰리나는 역대 도움 1위(클래식 순수 통산 2위 신태용 68도움)다.

몰리나의 최단기간 60-60 클럽 가입을 축하하는 현수막. 프로축구연맹 제공

몰리나는 물론 2010년 성남에서 AFC챔피언스리그, 2012년 서울에서 K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바 있다. K리그 레전드로서 이제 마지막 우승 트로피인 FA컵 우승도 해낼지 모든 시선은 31일 오후 1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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