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대회전까지만 해도 대표팀 내에서 걱정이 많이 된 것은 ‘최진철 감독’이었다.

화려한 선수 생활과 오랜 코치생활 등 무시못할 경험을 쌓아온 것이 최진철 감독이었다. 하지만 메이저대회 경험이 없고, AFC U-16대회 결승과 수원컵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아직 최진철 감독의 지도철학이 팀에 녹아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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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 여론도 컸다. 일부에서는 과연 최진철 감독이 선수들을 잘 지도하고 있는지 의문부호를 달기도 했다. 특히 수원컵에서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최하위를 기록했을 때는 비난 수위가 도를 지나치기도 했다.

잘못하면 ‘졸장’이 될 수도 있겠다는 분위기가 조금씩 퍼졌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와 걱정은 조별리그 1차전 브라질 경기 후 모두 날아갔다. 최진철 감독은 그동안 저평가 받았던 자신의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세계 최강의 공격력을 가진 브라질을 상대로 강한 압박과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공격을 질식시켰다. 도리어 한국의 공격이 더 위협적이었다. 그러다 후반 종반 들어 장재원의 끝내기 한방으로 브라질전 승리를 가져갔다.

기니전 역시 강한 전방 압박과 수비력을 바탕으로 체력을 이용한 후반 막판 골로 또 승리했다. 그만의 완벽한 전술에 브라질-기니-잉글랜드와 같은 세계적인 축구 시스템 속에 있는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를 압도했다.

이 모습은 16강 벨기에전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났다. 전반전을 0-1로 뒤진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자 후반 들어 오세훈을 수비수로 투입했다 공격으로 올리는 등 완벽하게 다른 경기력을 선보였다. 비록 0-2로 패했지만 투지와 적극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최진철 감독의 전술적 역량이 발휘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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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이 아니다. 최진철 감독의 교체 투입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브라질전에서 투입된 이상헌이 교체 투입 1분 만에 도움을 기록했고, 기니전에서도 오세훈이 교체투입 2분 만에 결승골을 넣었다.

잉글랜드전에서는 그동안의 백업 멤버들을 투입해서도 0-0 무승부를 이끌어냈고 벨기에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한 오세훈이 PK에 상대선수 퇴장을 만들어냈다. 최진철 감독이 경기에 개입한 순간 경기 양상은 모두 바뀌었던 것.

대회 직전과 현재 최진철 감독을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졸장으로 평가되고 비난이 많았던 최진철 감독에 비난을 가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졌다. 최 감독은 자신의 역량을 고스란히 U-17대표팀에 녹여내며 졸장에서 명장으로 거듭났다. 이제 U-17대표팀을 시작으로 감독생활에 첫 걸음을 내딛은 그의 감독행보가 선수시절 이상으로 기대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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