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Manners Maketh Man).’

영화 ‘킹스맨’을 통해 유명해진 말, 바로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것이었다. 벨기에 U-17대표팀은 한국 U-17대표팀과의 16강전에서 진정한 매너와 페어플레이가 무엇인지 보여줬고 이는 자신들이 왜 FIFA랭킹 1위인지를 단적으로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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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U-17대표팀은 29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8시 칠레 칠레 라세나 라 포르타다에서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칠레 U-17 월드컵 16강전에서 상대수비 퇴장에도 이승우의 PK실축이 겹치며 0-2로 벨기에에 패했다. 이로써 2009년 대회 8강 진출 이후 또 다시 8강신화를 꿈꿨던 대표팀은 16강에서 그 행보를 멈춰야했다.

그동안 잘해오던 한국을 이긴 벨기에가 참 얄미웠다. 그러나 그들의 실력과 깔끔한 매너만큼은 인정해야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경기 중 그들이 보여준 매너였다.

벨기에는 전반 11분부터 골을 넣으며 단판승부제인 토너먼트제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이때가 되면 많은 팀들이 일찌감치 한골을 지키기 위해 걸어 잠그거나 시간을 끄는 플레이를 많이 하게된다. 하지만 벨기에에게 전혀 그런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더 놀라운 것은 두 번째 골을 넣은 시점부터였다. 고작 20여분 남았으니 정말 시간을 끌만도 했다. 하지만 벨기에는 경기 내내 단 한 번도 시간을 끄는 듯한 플레이를 선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후반 25분경 페널티킥을 내준 장면에서도 격렬하게 항의하기보다 최대한 깔끔하게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고 페널티킥에 돌입했다.

또한 자신들이 숫자가 부족해진 이후 누가봐도 시간을 끌 것으로 보였지만 도리어 벨기에 골키퍼는 충돌 후 넘어졌을 때 고통을 호소하다가도 곧바로 일어났다. 경기 중 충돌이 일어나도 드러눕는 선수는 없었다. 소위 ‘침대축구’는 벨기에에게 용납되지 않았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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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역시 벨기에의 ‘매너’는 빛났다. 경기 후 한국 선수들이 아쉬움이 눈물을 떨구자 먼저 찾아가 울고 있는 한국 선수들을 위로했다. 훈훈한 장면이었다.

벨기에는 다음달 발표될 FIFA랭킹에서 사상 첫 1위에 등극할 예정이다. 물론 전 세계인들이 의문을 가지는 성과이긴 하지만 벨기에 축구는 1위가 될 만큼 성숙함을 갖췄음을 17세 이하의 청소년이 보여줬다. 벨기에 축구는 매번 `침대축구'를 하는 어떤 팀들과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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