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논란이 많은 경기였지만 경기 후 김영광(32·서울 이랜드 FC) 골키퍼의 표정은 밝았다. 자신을 ‘청춘FC의 열혈 시청자’라고 소개한 김영광은 오갈 곳 없었지만 청춘FC를 만나 희망을 찾고 있는 후배들을 위해 용품 후원을 약속했기에 밝은 표정은 충분히 이해가 갔다.

청춘FC는 14일 오후 4시 서울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챌린지선발팀과의 자선경기를 끝으로 해체됐다. 이날 경기는 KBS2TV를 통해 생중계되기도 했다.

김우성과 이도한을 위해 김영광 골키퍼가 준비한 장갑. 김영광, 서울 이랜드 FC 페이스북
이날 경기는 초유의 시즌 중 각 팀 2명 이상 차출이라는 해프닝으로 인해 챌린지 팬들에게 큰 비난의 대상이 됐다. 시즌 막바지에 행여나 부상이라도 당하면 시즌 진행에 차질이 있기에 도마 위에 오른 경기였지만 챌린지 선발팀은 최선을 다해 꿈을 잃고 방황하는 청춘FC를 상대해주며 자신들의 한계를 체감하게 해줬다.

경기 후 만난 김영광 골키퍼의 표정은 밝았다. 김영광 골키퍼가 누구인가. A매치 17경기 출전에 올림픽대표로는 31경기, 20세 이하 대표팀에서는 23경기를 나오며 2004 아테네 올림픽, 2006 도하 아시안게임 같은 굵직한 대회를 경험했다. 또한 전남-울산-경남 등을 거치며 K리그 통산 312경기에 출전한 베테랑이다. 경력이 미미한 청춘FC 선수들에게는 이상향과도 같은 존재인 것.

김영광은 “선수들의 하려는 의지가 느껴져 저 역시 가슴이 뜨거워졌다. 분명 챌린지 선발이라는 강한 상대에게 버거웠겠지만 뭔가를 해보려는 의지와 눈빛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뒤에서 선수들을 지켜보며 가슴이 뜨거워졌다는 김영광은 “주전 경쟁에 힘들거나 대표팀에 들어가기 전과 같은 예전 생각이 많이 났다. 시작할 때 마음이 생각나더라”며 “저 역시 청춘FC의 열혈 팬이다. 방송을 항상 챙겨봤다. 아무래도 제 포지션이 골키퍼다 보니 김우성, 이도한 같은 골키퍼들이 눈에 들어오더라. 도와주고 싶었고 조언해주고 싶은게 많았다”고 말했다.

김영광은 뉴발란스 측에서 용품 스폰서를 받지만 아직 뉴발란스 측에서 골키퍼 장갑을 출시하지 않았기에 골키퍼 장갑 출신 전까지는 울스포츠 측의 도움을 받고 있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김영광은 울스포츠에 요청해 김우성과 이도한에게도 스폰서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울스포츠의 정진선 팀장도 김영광의 마음을 흔쾌히 받아들여 김우성과 이도한에게 각각 100만원 상당의 용품지원을 약속해 두 선수는 만만치 않은 장비값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됐다는 후문.

김영광 골키퍼는 축구선배로서 또 골키퍼로 이도한과 김우성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같은 용품 후원을 약속했다고 한다.

청춘FC의 김우성, 이도한 골키퍼. KBS
대표팀 시절 함께 뛰었던 안정환과 이을용 감독이 만든 팀에 대해서는 “짧다면 짧은 기간인데 조직력이 정말 좋더라. 형들이 참 경험도 많고 지식도 많은 분들이다. 조금 더 함께 했더라면 더 좋은 팀이 됐을 것”이고 칭찬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와 관련된 논란에 대해서는 “K리그 챌린지에 대해 알릴 수 있는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저희 역시 뿌듯함을 많이 느꼈다. 조금이라도 이같은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다”라면서도 “사실 잠실주경기장은 서울 이랜드의 홈구장인데 마치 원정팀으로 뛰는 듯한 관중 분위기가 형성돼 놀라기도 했다”며 웃어보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김영광 골키퍼는 “선수들이 오늘을 끝으로 해체된다고 들었는데 정말 고생이 많았다. 꿈과 목표를 잊지 않는다면 결국 좋은 위치에 설 것이다. 이전에는 분명 지금 다짐한 마음들을 놓고 있었을 것이다. 그 마음 그대로 간직하는게 중요하다. 청춘FC 선수들이 심적으로 분명 한단계 성장한 인간이 됐을 것이다. 응원한다”며 청춘FC에 대한 격려를 잊지 않았다.

서울이랜드FC의 김영광 골키퍼.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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