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잠실주경기장=이재호 기자]‘너 자신도 못 이기는데 남을 어떻게 이겨? 집에갈래? 프로갈래?’

청춘FC의 마지막 공식경기에 내걸린 플래카드였다. 평일 낮 경기였음에도 잠실주경기장에는 무려 4,032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청춘FC의 마지막을 지켜봤다. 청춘FC의 마지막은 처절했고 또 끈끈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청춘FC는 14일 오후 4시 서울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챌린지선발팀과의 자선경기에서 후반 초반 내리 2골을 내주며 0-2로 패했다. 이날 경기는 KBS2TV를 통해 생중계되기도 했다.

이날 경기는 청춘FC측이 밝힌 마지막 공식경기였다. 벨기에 평가전 이후 국내 대학팀 평가전 외에 서울 이랜드 FC, 성남FC, FC서울과 같은 K리그 팀들과의 경기를 통해 자신들의 실력을 점검했던 청춘FC는 챌린지(2부리그) 선발팀과의 경기를 끝으로 해체 수순을 밟게 된다.

뒷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이날 경기는 한창 시즌 중인 K리그 챌린지에서 각 팀 선수들을 2~3명 차출했다는 점에서 행여나 부상이 나오면 리그 진행에 큰 차질을 준다는 점에서 비난 여론이 거셌다.

하지만 갖가지 이유로 축구를 포기해야했던 이들이 모여 새로운 희망을 노래했다는 점에서 청춘FC는 분명 많은 시청자들과 축구 팬들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렇기에 지난 성남과의 평가전에서는 평일 저녁경기에도 무려 8천여 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고, 이날 경기 역시 무려 4,032명의 관중이 평일 낮에 잠실을 찾았다.

경기내용은 사실 분명 열세가 뚜렷했다. 비록 챌린지이긴 하나 각 팀에서 나름 주전급으로 활약하는 선수들이 모인 것은 물론 김재성, 김영광(이상 서울 이랜드 FC)과 같은 전직 국가대표는 물론 신형민, 신광훈(이상 안산 경찰청), 최진호(강원) 등 K리그 어느 팀을 가도 곧바로 주전을 차지할 수 있는 선수들까지 나왔으니 아마추어인 청춘FC가 부족해 보이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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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청춘FC에게 남은 것은 ‘악’밖에 없었다. 분명 경기 내용이나 객관적 전력은 부족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프로’라는 벽에 막혀 그 한계를 여실히 체감했던 내용이지만 그들은 이날 경기를 통해 앞으로 자신들이 어떠한 길을 가야하는지 느끼는 경기가 됐을 것이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청춘FC의 열정에 4천여명의 관객들은 마지막까지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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