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한국축구는 감히 쿠웨이트 현지를 가더라도 무너지지 않았다.

일등공신은 구자철이었다. 구자철은 한국축구의 체면을 살리는 것은 물론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최근 경기력이 좋은 선수가 대표팀에 들어와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논리의 절대성을 다시금 일깨웠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8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11시 55분 쿠웨이티시티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4차전 쿠웨이트전에서 전반 12분 터진 구자철의 헤딩골을 지켜내며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로 2차예선 조별리그 4전 전승을 거둔 한국은 사실상 최종예선 직행티켓의 8할을 거머쥐었다.

이날 경기의 승부는 전반 12분 만에 갈렸다. 중원에서 권창훈이 길게 벌려준 공을 왼 측면에서 박주호가 이어받은 후 올린 크로스를 마인츠 동료였던 구자철이 헤딩골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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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승리로 한국은 분명 체면치레를 했다. 지난 1월 아시안컵에서는 졸전 끝에 1-0 승리를 하고 슈틸리케 감독 역시 “상대가 더 승리할 자격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쿠웨이트 적지에서 더 나은 경기내용의 1-0승리로 체면을 챙긴 것은 물론 한국 축구가 중동 원정을 가서도 충분히 이길 수 있음을 아시아 전역에 보여주기도 했다. 이정도면 한국 축구는 이번 쿠웨이트 원정에서 얻을 것은 다 얻었다.

구자철은 이날 헤딩골 외에도 굉장히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줬다. 손흥민을 대신해 왼쪽에 섰지만 왼쪽만 한정되지 않고 중앙도 함께 오가며 한국의 공격을 주도했다. 후반전에는 여러 차례 스스로 위협적인 모습을 만들어내며 다소 수비에 치중했던 한국의 경기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올 시즌 여름이적시장 막판 친정팀인 아우크스부르크로 리턴하며 구자철은 다시 살아나고 있다. 근 몇 년간 못하는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딱히 잘하지도 않는 활약 정도에 그쳤던 구자철은 측면에 한정됐던 마인츠에서의 역할을 벗어나 다시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중원에서 활약하며 살아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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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철은 이적하자마자 도움을 기록하더니 다음 경기에서는 PK유도, 그 다음에는 복귀골까지 터뜨리며 최근 확연히 살아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렇게 감이 좋다보니 대표팀에서도 그 활약이 이어진 것이다.

그렇다. 아주 지당한 논리지만 최근 가장 잘하고 경기에 많이 뛰는 선수가 잘하는 법이다. 이처럼 당연한 논리는 최근 한국 축구에서 잘 지켜지지 않은 바 있었기에 지당한 논리임에도 왠지 생소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구자철은 이날 경기를 통해 역시 최근 활약도만큼 대표팀 소집에서 중요한 것이 없다는 절대성을 증명했다. 대표팀은 미래가 아닌 현재를 위한 곳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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