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지난 4일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울었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가 끝나고 이제 5라운드의 스플릿 전쟁만 남게 되었다.

지난 3월 7일부터 7개월간 상위 스플릿(그룹A) 진출을 놓고 12개의 클럽이 치열한 경기를 펼친 결과 전북현대, 수원삼성, 성남FC, 포항 스틸러스, FC서울, 제주 유나이티드가 최종적으로 그룹A에 진출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오는 17일부터 재개되는 스플릿 라운드 5경기 남겨둔 가운데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권오갑, 이하 연맹)은 지난 33라운드를 되돌아보는 의미로 ‘K리그 클래식 정규라운드 결산’을 정리했다. 오늘은 상편으로 K리그 클럽 별 이슈들을 이야기해본다.

▶전북의 무한 질주는 계속 될까?

시즌 초반부터 이어진 전북의 질주를 막아설 클럽은 아무도 없었다. 33라운드를 마친 현재 21승 5무 7패, 승점은 68점으로 2위 수원과 8점차이다. 이동국과 에두를 필두로 이재성, 레오나르도, 최철순 등 K리그 최고의 선수들이 함께하며 일찌감치 그룹A행의 티켓을 확보하였다. 전북은 올시즌 4월 12일 이후 단 한번도 1위 자리를 내 준적이 없다.

다만 전북은 7월 이후 에두와 에닝요의 공백을 이근호와 루이스, 베라 등으로 수혈하였지만 페이스가 다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강팀끼리 맞대결을 펼치는 그룹A에서도 전북이 독주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K리그 클래식 2015 33라운드까지 그룹A 대진팀간 성적 비교
전북 : 승점 29점, 9승 2무 4패 54득점 35실점
포항 : 승점 25점 7승 4무 4패 19득점 12실점
수원 : 승점 22점, 6승 4무 5패 22득점 19실점
제주 : 승점 17점, 5승 2무 8패 23득점 30실점
서울 : 승점 16점, 4승 4무 7패 17득점 23실점
성남 : 승점 15점, 3승 6무 6패 16득점 22실점

▶ACL티켓은 누구의 손에?

K리그 클럽 중 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티켓을 손에 쥘 수 있는 클럽은 총 4팀. 그 중 한 팀은 FA컵 우승팀이 가져간다. 지금의 순위대로 스플릿라운드가 종료된다면 전북, 수원, 포항 그리고 FA컵 우승팀이 ACL에 진출한다.

하지만 33라운드가 종료된 현재, 전북을 제외한 2위 수원부터 5위 서울까지 승점차는 6점 이내로 언제든지 ACL 진출권을 획득할 가능성이 있다. 스플릿라운드의 경우 1~6위끼리 경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각 경기가 모두 ‘승점 6점짜리 경기’로 치열한 전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4위 성남의 경우 지난해 FA컵 우승으로 시민구단 최초로 ACL에 진출한데 이어 2년 연속 ACL 진출을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편 아쉽게도 그룹A에 진출하지 못한 인천, 전남, 울산 역시 ACL 진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FA컵 4강에 올라 있는 상황에서 우승 시 ACL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에 14일 FA컵 4강전에 모든 전력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간 ACL 출전팀
2013년 진출 클럽 : 서울(K리그 우승) - 승점 96점 전북(K리그 2위) - 승점 79점 포항(K리그 3위, FA컵 우승) - 승점 77점 수원(K리그 4위) - 승점 73점
2014년 진출 클럽 : 포항(클래식 우승, FA컵 우승) - 승점 74점 울산(클래식 2위) - 승점 73점 전북(클래식 3위) - 승점 63점 서울(클래식 4위) - 승점 62점
2015년 진출 클럽 : 전북(클래식 우승) - 승점 81점 수원(클래식 2위) - 승점 67점 서울(클래식 3위) - 승점 58점 성남(FA컵 우승) - 승점 40점

클래식 3위 안에서 ACL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최소 승점 60점을 넘겨야 희망을 가질 수 있다. 2016년 아시아 무대를 빛낼 K리그 클럽은 어떤 팀이 될지 지켜보는 것도 남은 K리그를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시민구단의 힘

2015년 K리그 클래식에 앞서 시민구단의 활약을 예측한 이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33라운드까지 달려보니 성남은 2년 연속 ACL 진출을 노리고 있고 인천은 강등 1순위라는 예상을 뒤엎고 마지막까지 그룹A 티켓을 경쟁하는 늑대축구의 모습을 선보였다.

성남은 김학범 감독과 ‘해결사’ 황의조, ‘두목까치’ 김두현의 조율 속에서 올시즌 K리그와 ACL 모두 준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인천의 경우 시즌 시작 직전 우여곡절 끝에 김도훈 감독이 팀에 합류하였으며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이탈 등으로 리그 초반 어려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늑대축구’라는 팀컬러에 부합하는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5월 이후 급격한 반등을 보이며 돌풍의 중심에 있었다. 다만 32라운드, 33라운드의 아쉬운 패배로 그룹A에 진출하진 못하였으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희비 갈린 40대 감독들

70년생 동갑내기 감독 김도훈, 노상래, 서정원, 조성환 감독들을 필두로 71년생 최문식 감독, 73년생 윤정환, 최용수 감독, 74년생 남기일 감독 등 2015년 K리그는 젊어진 감독들이 화제였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고 이들 모두가 웃을 수는 없었다.

특히 70년생 동갑내기 감독인 김도훈, 노상래, 조성환 감독은 마지막 33라운드에서 그룹A을 향한 경쟁을 펼치며 관심를 모았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 웃은 감독은 기적적으로 그룹A에 진출한 제주의 조성환 감독이었고 인천의 김도훈 감독은 그룹B 행이 결정된 뒤 기자회견장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모습으로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한 일본 J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큰 기대를 모으며 올시즌 부임한 울산의 윤정환 감독은 시즌 초 좋은 성적으로 기대에 부합하는가 하였으나 이후 부진을 거듭하며 결국 그룹B행이 확정되었다. 하지만 후반기로 갈수록 경기력이 좋아지면서 FA컵 우승이라는 마지막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K리그 클래식의 막내 사령탑 남기일 감독 역시 지난 시즌 광주를 클래식으로 승격시킨 이후 전방 압박과 공격 축구라는 광주만의 팀컬러를 장착하여 비교적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하였다. 그러나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기간 장기간 원정 경기와 그 이후 홈 경기장 그라운드 문제 등에 발목을 잡혔다. 아쉬움 속에 33라운드를 마친 광주이지만 클래식 잔류라는 목표를 향해 계속 전진해 가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많았다’ 슈퍼매치

K리그 최고의 상품인 ‘슈퍼매치’는 올해도 다양한 이슈와 스토리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아울러 2015년부터 KBS의 명품중계와 함께하여 경기장을 찾지 못한 팬들도 생생한 현장모습과 뛰어난 중계해설로 슈퍼매치를 즐길 수 있었다.

4월 18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올해 첫 번째 슈퍼매치는 팽팽한 접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5-1이라는 충격적인 스코어로 수원이 완승을 거두었다. 6월 27일 두 번째 만남에서 공방 끝에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두 팀은 9월 19일 스플릿 라운드 전 마지막 슈퍼매치를 가졌다. 장소는 5-1의 충격이 남아있는 수원 월드컵 경기장, 서울은 0-3으로 완벽한 복수를 하며 다가올 마지막 슈퍼매치의 진검 승부를 예고했다.

올 시즌 세 번의 슈퍼매치 동안 평균 31,541명의 관중이 경기장에서 열띤 응원을 보냈으며 매 경기 112억 가량의 광고효과를 나타내는 등 K리그를 대표하는 명품매치로서 그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이제 그들에게 남아있는 올 시즌 슈퍼매치는 단 한번, 과연 마지막에 웃는 팀은 누가 될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슈퍼매치를 기다리는 팬들의 관심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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