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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어느덧 4경기 째다. 손흥민(23)이 선발로 출전하면, 토트넘이 승리한다. 서로에게 참 기분 좋은 공식이다.

손흥민이 또 다시 팀 승리의 파랑새 역할을 해냈다. 손흥민은 26일 오후 8시 45분(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7라운드에서 선발 출전했다.

기대하던 공격 포인트는 나오지 않았다. 2차례의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잡았지만 맨시티의 골망을 흔들지는 못했다. 내심 한가위 축포를 기대하던 팬들 역시 아쉬움을 지울 수만은 없었던 경기였다.

다만 참 열심히도 뛰었다. 왼쪽 측면만이 아니라 가운데와 오른쪽 측면, 때로는 최전방가지도 폭넓게 움직이며 빈 공간을 찾아 나섰다. 설령 공격 포인트와 인연이 닿지 않더라도 손흥민의 활발한 침투는 그 자체만으로도 상대에게는 부담을 줄 수 있었다.

공격지역 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손흥민은 앞선 경기들보다도 수비적인 가담이 잦았다. 상대의 공세를 막기 위한 1차 저지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공격포인트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지만, 공-수에 걸친 보이지 않는 활약이 있었다.

덕분에 토트넘은 '또' 이겼다. 선두를 달리던 맨시티를 4-1로 대파했다. 두 시즌 연속 이어지던 맨시티전 4연패의 사슬도 시원하게 끊었다. 리그에서는 최근 3연승의 고공비행 속에 상위권 싸움에 뛰어들었다. 손흥민이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것도 팀이 승리를 거둔 까닭이다.

동시에 이른바 '손흥민 효과' 역시 이어지게 됐다. 손흥민이 토트넘에 새 둥지를 튼 뒤 선발로 출전한 경기에서 토트넘은 모두 이겼다. 지난 13일 선덜랜드전(1-0승·EPL 5R)을 시작으로 18일 카라바흐전(3-1승·유로파리그 조별리그), 20일 크리스탈 팰리스전(1-0승·EPL 6R), 그리고 이날 맨시티전까지 '4전 전승'이다.

우연의 일치로 치부할 수만은 없는 결과다. 개막 후 부진에 빠져 있던 토트넘이 손흥민 합류 직후 상승기류를 타기 시작한 까닭이다.

실제로 손흥민의 데뷔전이었던 선덜랜드전은 토트넘의 시즌 첫 승 경기이기도 했다. 이후 카라바흐전과 크리스탈 팰리스전은 손흥민이 직접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맨시티전에서는 공격포인트와 인연이 닿지 않았을 뿐 공-수에 걸친 활동량을 통해 힘을 보탰다.

비단 결과만은 아니다. 손흥민 합류 이후 토트넘의 2선 공격 라인 역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최근 에릭센의 복귀로 손흥민의 위치와 관련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고민도 해결된 모습이다. 맨시티를 대파한 손흥민-에릭센-라멜라 라인이 현 시점에서는 이상적인 토트넘의 2선 공격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토트넘 이적 직후 손흥민은 "팀과 동료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 너무 큰 욕심을 부리기보다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는 자신이 선발로 나선 4경기 모두 팀 승리에 힘을 보태고 있는 중이다. 물론 팀의 패배로 빛바랜 공격포인트를 선보이는 것보다는 훨씬 의미있는 행보다. 손흥민의 선발이 곧 토트넘의 승리로 귀결되는 공식이 참 반가운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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