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수원=김명석 기자] 결과도, 내용도 모두 놓쳤다.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 청소년 축구대표팀이 크로아티아를 꺾고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한국은 4일 오후 8시 2015 수원 컨티넨탈컵 국제 청소년 국가대표 축구대회에서 크로아티아와 2-2로 비겼다. 이승우의 멀티골로 2-0으로 앞서고도 승리를 놓쳤다.

무기력한 경기였다. 이날 한국은 공격도, 수비도 원활하지 않았다. 아무리 친선대회라고는 하나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칠레 U-17 월드컵이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감출 수 없는 경기력이었다.

이날 최진철 감독은 이승우를 필두로 박상혁 유주안(이상 경기매탄고) 장결희(바르셀로나)를 전방에 배치했다. 이틀 전 나이지리아전 선발에서 빠졌던 박상혁과 유주안이 새롭게 가세했고, ‘공격의 핵심’인 이승우와 장결희는 2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다.

다만 한국의 공격진은 좀처럼 결실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전반 2분 골대를 맞힌 유주안의 슈팅을 제외하면 전반 중반 이후까지도 연신 침묵이 이어졌다. 상대의 공세 속에 수비적인 자세를 취한 전술적인 선택 탓에 빌드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 자연스레 이승우 장결희 등 공격진들이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승우가 2선과 측면으로 폭넓게 넘나들며 공격을 진두지휘한 이후에야 조금씩 공격이 풀리기 시작했다. 2선 공격수로 나선 유주안의 위치선정과 장결희의 폭발적인 스피드도 힘을 보탰다. 하지만 상대의 골문을 위협할 만한 장면을 쉽게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그나마 한국은 후반들어 비로소 골을 만들어냈다. ‘에이스’ 이승우의 활약이 2골을 만들어냈다. 이승우는 후반 초반 김정민의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를 맞고 흐르자 침착하게 선제골로 연결해냈다. 이어 이승우는 페널티킥을 얻어낸 뒤 직접 키커로 나서 2번째 골까지 터뜨렸다. 답답한 0의 균형을 결국 이승우가 해결해냈다.

경기 내내 지속된 수비진의 불안함 역시 아쉬움이 짙었다. 이날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차오연(서울오산고)을 중심으로 박명수(인천대건고) 최재영(포항제철고) 이상민(울산현대고) 황태현(광양제철고)이 포진한 수비진은 자주 상대에게 공간을 내줬다. 협력수비나 커버플레이 등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장면이 반복됐다. 선수 개개인의 역량 부족을 꼬집기 전에 수비적인 전술의 완성도에 물음표가 남았다.

결국 2-0으로 앞서던 후반전에는 만회골과 동점골을 연거푸 내줬다. 후반 16분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상대 슈팅으로 이어졌고, 이를 안준수 골키퍼가 선방을 펼쳤지만 흐른 공을 걷어내지 못하면서 만회골을 내줬다. 이어 후반 막판에는 기어코 동점골까지 내줬다. 2골 모두 문전에서의 수비 집중력이 아쉬웠다.

결국 이날 한국은 결과도, 내용도 모두 놓쳤다. 특히 무승부라는 결과를 떠나 경기 내용면에서 만족할 만한 경기였다고 자평할 수 있을지에 대해 가장 큰 의문부호가 남았다. 공-수 양면에 걸친 전술적인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최진철 감독은 적지 않은 고민이 불가피해졌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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