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인천=김명석 기자] 인천유나이티드의 상승세가 무섭다. 어느덧 4연승이다.

인천은 2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대전시티즌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8라운드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앞서 전남드래곤즈와 제주유나이티드, 전북현대를 꺾은 데 이은 4연승의 고공비행이다.

인천이 4연승을 거둔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3년 만이다. 그 사이 3연승을 거둔 적은 있지만 4연승 문턱에서 번번이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3년 만에 마침내 그 문턱을 넘었다. 구단 최다연승인 5연승에는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순위는 6위를 수성했다. 11승9무8패, 승점은 42점이다. 같은 날 7위 전남드래곤즈가 부산아이파크와 비기면서 격차는 2점으로 벌어졌다. 오히려 1경기 덜 치른 5위 포항스틸러스와는 승점이 같아졌다. 상위스플릿 안착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참 인상적인 행보다. 구단 안팎으로 시끄러웠던 지난겨울, 8경기 연속 무승 속에 유력한 강등 후보로 꼽혔던 시즌 초반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3연패를 당하긴 했지만 최근 12경기 성적은 7승2무3패다. 더없이 뚜렷한 상승곡선이다.

김도훈(45) 감독, 그리고 ‘베테랑’ 이천수(34)에게 최근 상승세의 원동력을 물었다. 돌아온 답은 같았다. ‘간절함’이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간절함이 4연승을 만들었다”고 웃었고, 이천수 역시 “절실함과 간절함은 우리 팀(인천)이 최고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다소 추상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인천의 선수단 면면을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능하다. 골자는 출전 자체가 간절했던 선수들이 인천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그 간절함이 객관적인 전력 이상의 결과를 이끌어낸다는 뜻이다.

실제로 인천의 선수단은 누구나 알 만한 선수들이 많지 않다. 오히려 다른 팀에서 기회를 받지 못하다 인천에 새 둥지를 튼 선수들이 더 눈에 띈다. 당장 ‘캡틴’ 김동석부터가 그렇다. 그는 울산현대와 FC서울 소속으로 지난 2년 동안 출전한 경기수가 총 7경기다. 김원식 역시 최근 2년 동안 10경기에 나선 뒤 올 시즌 인천에 합류했다.

뿐만 아니라 박대한은 지난 시즌 강원FC에서 단 3경기에 출전한 뒤 인천에 왔고, 박세직 김인성 역시 지난 시즌 전북에서 주전급 선수는 결코 아니었다. 경기에 선발로 나설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큰 이들은, 올 시즌 인천에서 주전급으로 활약 중이다.

이천수 역시 이에 대해 “우리는 다른 팀에서 주전으로 뛰던 선수들이 많지 않다. 예전에 우리 팀을 ‘외인구단’이라고 표현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신 감독님이 오셔서 스카운트를 한 뒤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선수들은 그 기회 속에서 자신이 변하는 모습을 느끼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선수들의 ‘간절함’은 경기력으로 나타났다. 번뜩이는 기술이나 패스 한 방이 아니더라도, 그저 상대보다 한 발 더 뛰는 것만으로도 스스로의 존재감을 보여주려 애썼다. 김도훈 감독이 추구하는 이른바 ‘늑대축구’, 즉 강력한 압박과 빠른 공수전환이 주를 이루는 전술적인 색채와도 맞아 떨어졌다. 결국 간절함이 빚어낸 경기력이 결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일, 징계로 인해 관중석에서 선수들을 지켜본 김 감독은 경기 직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의 모습은 어느 팀도 따라올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선수들을 보니 뭉클했다”고 표현했다. 사령탑 스스로가 뭉클해할 정도로 선수들이 열심히 뛰고 있다는 뜻이다. 인천이 잘 나가는 원동력을 ‘간절함’이라고 설명한 김도훈 감독과 이천수의 표현에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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