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기성용, 손흥민, 박주호.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아스널, 도르트문트, 토트넘….’

전 세계 축구 팬들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아는 명문 클럽들이 한국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보내고 있다. 비록 적은 예시라도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하지 않았던가. 한국 축구의 성장은 이와 같은 명문클럽들의 오퍼로 확인할 수 있다.

관심을 넘어 확정이 된 손흥민 얘기부터 해보자. 다소 잡음이 있었지만 끝내 손흥민은 ‘세계 챔피언’ 독일을 떠나 ‘축구 본고장’ 영국으로 향했다. 그 팀도 항상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항상 상위권에 있는 토트넘이다. 이미 리버풀 등 명문클럽의 제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적극적으로 원한 토트넘이 손흥민의 행선지였다.

이적료 또한 엄청나다. 토트넘이 레버쿠젠에 지불한 3,000만유로는 아시아 선수 역대 이적료 중 최고액이다. 지금까지 아시아 선수 중 최고 이적료는 2001년 이탈리아 AS로마 이적 당시 일본의 나카타 히데토시가 기록한 2,600만유로(약 346억원)다.

3,000만 유로는 올시즌 EPL 각 팀들이 영입한 선수들 가운데 6번째로 많은 이적료다. 팀 내에서는 단연 최고액이자, 멤피스 데파이(맨체스터 유나이티드·2,750만 유로) 페드로 로드리게스(첼시·2,700만 유로) 등보다도 높은 액수다.

아직 군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이정도 금액이 나온 것은 그만큼 손흥민의 기량에 대해 믿음 때문이다.

소리없이 강한 박주호 역시 명문 클럽 레이더망에 들어왔다. 바로 토마스 투헬 감독이 있는 도르트문트다. 투헬 감독은 2009~2010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5년간 마인츠를 지휘하다 2013년 여름 마인츠에 입단한 박주호를 영입한 후 수비형미드필더와 왼쪽 풀백에 그를 완벽하게 활용했다.

미드필더와 풀백이 가능한 특이 자원이기에 투헬 감독은 팀 수비력 강화를 위해 박주호를 원하는 눈치다. 이적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지난 28일 독일 언론들은 일제히 박주호의 도르트문트행을 보도했고 이적료도 크지 않기에(300~350만 유로) 이번 이적은 꽤 높은 시나리오로 여겨진다.

도르트문트 하면 역시 위르겐 클롭 감독 지휘아래 ‘꿀벌 군단’으로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과 견줄 수 있는 유일한 팀으로 여겨진다. 비록 지난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으로 챔피언스리그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명가가 하루 아침에 망할 일은 없다.

이영표는 사실상 1년, 지동원은 아예 경기 출전도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박주호는 도르트문트에서 충분히 주전으로 뛰게 되면 도르트문트에 한국 선수의 인식을 새롭게 불어넣을 가능성이 크다.

아직 ‘설’이지만 기성용의 아스널 이적성 역시 터졌다. 물론 몇 년 전부터 꾸준히 기성용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던 아스널은 영국 ‘가디언 스포츠’ 마틴 매킨타이어는 자신의 트위터에 “속보, 아스널이 기성용에게 이적을 제의했다”고 언급했다.

아직 가능성이 높아보이진 않지만 이미 스완지시티의 핵심선수인 기성용에게 이정도 오퍼가 오는 것은 당연한 일처럼 느껴진다. 비록 아스널이 아시아선수의 무덤이라도 기성용이라면 다를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무시할 수 없다.

이번 이적시장은 한국 축구에게 나름 큰 의미가 있다. 아시아 역사를 바꾼 이적료 기록이 탄생한 것에 이어 동시에 이렇게 많은 선수들이 명문클럽들의 제의혹은 이적 확정이 된 경우가 그동안 없었기 때문.

비록 월드컵에서는 아픔을 겪었지만 한국 축구는 아시안컵 준우승을 통해 아시아의 맹주임을 입증했다. 10년 전만 해도 박지성 정도를 제외하곤 이같이 명문클럽에서 제의를 받는 선수는 전무했다. 고작 10년 사이 많이 바뀐 것. 최상위급 선수들의 이 같은 명문클럽에서의 제의는 분명 한국 축구가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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