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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무기력했던 일본 축구대표팀의 경기력에 자국 언론들도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바히드 할릴호지치(63·보스니아) 감독이 이끈 일본은 5일(한국시각)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의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특히 일본은 경기 내내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다 가까스로 승점 1점을 챙겼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한국 대표팀 감독이 "우리(한국)에게 겁을 먹은 것 같다"고 평가했을 정도의 경기력이었다.

일본 언론들도 단단히 뿔이 났다. 일본 대표팀의 경기력에 대해 일제히 비판의 날을 세웠다. 특히 대회 우승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 했던 경기에서 수비적인 전술을 꺼낸 할릴호지치 감독의 선택에 대한 비판이 거셌다.

스포츠호치는 “전체 슈팅수에서 5-14로 한국에 압도를 당했다. 9월에 재개될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에 대해 불안감만 남기게 됐다”면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면서 일본의 우승 가능성은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릴호지치 감독은 ‘좋은 경기였다’고 자평했다”고 꼬집었다.

이 매체는 이어 “물론 상대에 따라 전술을 다르게 활용하는 것은 감독의 권한”이라면서도 “유럽이나 남미 등 강팀이 아니라 아시아의 이웃 나라와의 경기에서 ‘약자의 전술’을 꺼내들었다”며 수비적인 전술을 활용한 할릴호지치 감독의 선택을 비판했다.

니칸스포츠 역시 “기회다운 기회를 만들지 못한 경기였다. 경기에 나선 공격수들이 기록한 슈팅수는 단 2개뿐이었다”면서 “지난 6월 싱가포르전에서 나온 득점력 부족에 대한 문제가 이번에도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다른 언론들 역시 거세게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산케이스포츠는 “할릴호지치 감독은 지난 3월 ‘일본 축구를 바꾸겠다’며 지휘봉을 잡았지만 정작 동아시아에서조차 이길 수 없었다”면서 “그가 언급한 ‘일본 축구의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위기를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할릴호지치호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데일리스포츠도 “알제리를 이끌었던 지난해 한국을 4-2로 완파했던 마법은 아시아에서 통하지 않았다”면서 “개최국 중국과의 최종전은 국내파의 진가를 다시 확인할 시험대임은 물론 할릴호지치 감독의 거취도 걸린 경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할릴호지치 감독은 5일 한국전 직후 "수비진의 활약이 괜찮았다. 경기 운영도 좋았다. 상대가 우리보다 체력적으로 강해 어려운 경기를 했을 뿐"이라면서도 "한국은 긴 패스로만 일관했을 뿐, 우리에게도 득점 기회가 있어 이길 수 있었다"고 말해 자국 언론들과의 반응과 큰 대조를 이뤘다.

1무1패로 대회 2연패 가능성이 좌절된 일본은 오는 9일 중국과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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