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추가시간을 합쳐도 고작 30분이었다. 하지만 그가 들어가기 전과 들어간 후의 한국 축구는 완전히 달랐다. 괜히 이재성이 ‘박지성+이청용이 보인다’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님이 딱 30분의 경기로 드러났다.

한국은 5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7시 20분 중국 우한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동아시안컵 2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장현수의 PK골에도 1-1 무승부를 거뒀다.

한국은 분명 전반 초중반 일본을 압도했다. 압도라는 단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였다. 일본은 한국의 강력한 압박에 공 간수에 실패했고 패스연결이 제대로 되지 못했다. 전반 31분이 돼서야 일본의 첫 슈팅이 나올 정도였다.

그럼에도 상대의 첫 유효슈팅이 골이 들어가며 한국의 리드는 다시 1-1 동률을 이뤘다. 한국은 전반전 점유율 66%vs34%, 슈팅수 6vs2, 유효슈팅 3vs1 등으로 압도했음에도 1-1로 마친채 후반전을 맞이했다. 이때부터 한국과 일본의 공방전은 시작됐고 계속 뭔가 아쉬운 공격만 나왔다.

그러자 슈틸리케 감독은 결국 이재성 카드를 꺼내들었다. 원래 수비형 미드필더이자 이날 경기에서는 공격적인 역할을 많이 맡았던 주세종을 빼고 후반 18분 이재성을 투입한 것. 이재성이 들어가자 한국의 공격은 순식간에 확 달라졌다.

이재성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교체투입 된지 5분 만이 세트피스 상황. 왼쪽에서 정우영이 올린 프리킥을 수비수 김기희가 헤딩으로 떨궈줬고 이재성은 문전에서 그대로 헤딩슈팅을 날렸다. 이 헤딩은 크로스바를 맞으며 탄식을 자아냈다.

이 공격 이후 한국의 공격은 다시 불이 붙었다. 후반 27분에는 장현수가 투입한 패스를 이재성은 공의 흐름을 살려 그대로 왼발 강력한 터닝슈팅을 날렸다. 아쉽게 골대 위로 떴지만 화끈한 슈팅은 분명 후반 초반 한국의 답답한 공격에 지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충분했다.

이재성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공수를 오가며 활약했다. 카메라는 계속 이재성의 모습을 비추기 일쑤였다. 후반 30분에도 이재성은 단독 돌파 때 상대 수비가 에워쌌음에도 넘어질 듯 넘어지지 않고 스로인까지 만들어내는 모습으로 한국 공격을 주도했다.

이후에도 이재성은 아쉽게 프리킥이 선언되지 않은 반칙 상황 등을 주도적으로 만들어냈고 한국 공격의 시발점 역할과 마침표 역할 모두를 해냈다.

결국 경기는 1-1 무승부로 종료됐다. 그럼에도 이날 경기를 통해 고작 A매치 6경기 째인 23세의 선수가 어느새 대표팀의 핵심으로 거듭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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