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녀팀, FIFA 랭킹 휠씬 위인 일본팀 잇달아 잡아

지난 2일 열린 북한과 일본의 경기 모습.
중국 우한에서 개막한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이하 동아시안컵) 초반부터 이변이 속출했다.

한국과·중국·일본·북한 등 4개국이 참가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 랭킹이 낮은 국가가 랭킹이 높은 팀을 잡아내며 매 경기 예상밖의 결과를 양산했다.

1일 여자축구 FIFA 랭킹 8위의 북한이 일본(4위)을 꺾은 것도, 이번 대회 랭킹이 가장 낮은 한국(17위)이 홈팀 중국(14위)을 잡은 것도 그렇다.

2일에는 남자축구 랭킹 129위인 북한이 일본(50위)을 제압하며 예상 밖의 결과를 가져왔다.

한국 남자축구(52위)가 중국(77위)을 이긴 것을 제외하면 4경기 중 3경기는 랭킹이 낮은 팀이 높은 국가를 물리친 것이다.

그런 이변의 중심에는 북한 축구가 있다.

북한 여자축구는 지난 1일 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 준우승팀인 일본에 4골을 몰아넣으며 4-2로 완승을 거뒀다.

북한은 이날 경기에서 캐나다 여자월드컵에 나가지 못했던 것을 한풀이라도 하듯 준우승팀 일본을 두들겼다.

북한은 2011년 독일 여자월드컵에서 일부 선수가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여 캐나다 월드컵 출전 자체가 무산됐다.

북한 남자축구 역시 일본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파란'의 주인공이 됐다.

북한은 올해 1월 호주 아시안컵 대회에서 3전 전패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지만, 이후 팀을 갈아엎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현재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예멘과 우즈베키스탄을 꺾고 2승으로 H조 1위에 올라 있다.

북한 남녀축구는 이번 대회에서 전매 특허인 강인한 정신력을 발산하고 있다.

이는 경기가 후반으로 갈수록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북한 여자축구는 일본과 경기에서 후반 30여분까지 골을 주고받으며 2-2 동점 상황이 됐다.

그러나 북한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지친 일본을 몰아붙였고, 그 결과 후반 34분과 36분에 연속골을 터뜨리며 일본을 무너뜨렸다.

북한 남자축구는 전반에 0-1로 끌려갔다. 전반전에는 경기 내용 면에서도 유효슈팅을 1개밖에 기록하지 못하는 등 일본에 뒤졌다.

후반에도 경기 양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경기가 이대로 끝날 것 같았다. 하지만, 북한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마침내 후반 33분 동점골에 이어 10분 뒤 역전골을 만들어내며 일본을 낚는 데 성공했다.

미드필더 서경진이 대회 개막 하루 전 "우리는 기술보다 정신력을 기본으로 하는 팀"이라고 한 말을 실감케 하고 있다. 김영광 역시 "빨치산 공격 전법이면 이길 수 있다"며 정신력을 바탕으로 이번 대회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복 감독은 경기 후 "우리가 팀을 조직한 것은 얼마 안 됐지만 정신력이나 집단력에 대한 준비를 많이 했다. 그것이 우리 팀이 다른 팀에 밀리지 않는 이유"라며 중국, 한국과의 경기에서도 선전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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