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대·이종호 'A매치 데뷔골 릴레이'…한국 중간순위 1위

(우한=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한국 김승대가 선취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15.8.2 jjaeck9@yna.co.kr
한국 축구 대표팀이 잠시 잊혔던 '공한증(恐韓症)'을 중국 대표팀에 다시 일깨워주면서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이하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시원한 승리를 따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일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5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나란히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김승대(포항)와 이종호(전남)의 'A매치 데뷔골 릴레이'가 이어지며 2-0으로 완승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중국과의 역대 전적에서 17승12무1패로 일방적인 우세를 이어갔다.

더불어 지난 2010년 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중국에 0-3으로 지면서 역대 처음으로 중국을 상대로 패했던 아쉬움을 5년 만에 깨끗하게 씻어냈다.

또 1차전에서 2-0으로 이긴 한국(승점 3·골득실+2)은 이날 나란히 승리를 따낸 북한(승점 3·골득실+1)을 제치고 중간순위 1위에 올랐다.

슈틸리케호는 오는 5일 7시20분 '숙적' 일본을 상대로 대회 2차전을 치른다.

유럽파가 빠지고 K리그에서 활약하는 '젊은 피'로 대표팀이 꾸려지면서 경기력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슈틸리케호 태극전사'들은 정교한 패스워크를 앞세운 득점포로 팬들의 걱정을 덜어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을 맞아 최전방 원톱 스트라이커에 이정협(상주)을 세우고 좌우 날개에 이종호(전남)와 이재성(전북)을 배치한 4-2-3-1 전술을 꺼내 들었다.

섀도 스트라이커는 김승대(포항)가 맡았고 중앙 미드필더는 권창훈(수원)-장현수(광저우 푸리) 조합이 나란히 섰다.

홍철(수원)과 임창우(울산)가 좌우 풀백으로 나선 가운데 중앙 수비는 '캡틴' 김영권(광저우 헝다)과 김주영(상하이 상강)이 맡았다. 골키퍼는 김승규(울산)의 몫으로 돌아갔다.

11명의 선발 선수 가운데 이종호, 김승대, 권창훈, 임창우가 A매치 데뷔전을 치를 정도로 슈틸리케호는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뤄 중국을 상대했다.

한국은 전반 2분 만에 이재성이 빠른 발을 이용, 중국의 페널티지역 오른쪽 구석으로 치고 들어갔지만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의 발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곧바로 이어진 권창훈의 코너킥은 너무 길어 동료에게 연결되지 못했다.

한국은 중국의 수비진을 맞아 중원에서 침투 패스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좀처럼 슈팅 기회를 만들지 못해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다.

전반 22분에는 중국의 역습 상황에서 가오린에게 단독 기회를 줄 뻔했지만 발 빠른 중앙 수비수 김주영의 방어로 위기를 넘겼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김승대가 골지역 오른쪽 구석까지 치고 들어가 중앙 쪽으로 볼을 흘렸고, 이종호가 슈팅을 노리기 직전 중국 수비수의 한발 빠른 방어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특히 전반 35분에는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김승대의 침투 패스에 이은 이종호의 크로스가 골대 정면으로 뛰어든 권창훈의 헤딩 슈팅까지 연결된 게 크로스바를 훌쩍 넘고 말았다.

한국은 전반 44분 이재성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내준 볼을 김승대가 쇄도하며 결승골로 마무리해 기분 좋게 전반을 1-0으로 마쳤다.

김승대는 첫 슈팅을 실수했지만 재차 볼을 잡아 기어코 결승골을 뽑아내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의 기쁨을 맛봤다.

선수 교체 없이 후반전에 나선 대표팀의 공격은 전반전 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을 흘린 공경수 이종호가 이끌었다.

이종호는 후반 9분 왼쪽 풀백 홍철이 내준 패스를 받아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중국 수비수 2명을 사이에 놓고 과감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한 게 골대 오른쪽으로 살짝 벗어나면서 땅을 쳤다.

이종호의 아쉬움은 3분 만에 득점으로 진화했다. 이재성이 오른쪽 측면에서 내준 패스를 김승대가 반대쪽으로 쇄도하던 이종호에게 볼을 내줬다.

볼을 잡은 이종호는 달려나온 중국의 골키퍼 왕다레이를 재치 있게 제치고 텅빈 골대에 추가골을 꽂아 승리를 매조졌다. 이종호도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까지 꽂아 슈틸리케 감독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38분 이정협 대신 김신욱을 투입하면서 경기력을 다져주는 여유까지 보이면서 2-0 승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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