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결승전 패배를 복수하겠다"(미드필드 서경진) "빨치산 공격 전법이면 이길 수 있다"(공격수 김영광)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이하 동아시안컵)에 참가한 한국·일본·중국·북한의 4개팀 중 북한 남자축구는 가장 약체로 꼽힌다.

올해 1월 호주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3전 전패를 기록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데다가 다른 3개팀과 달리 그동안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한 적도 없다.

북한은 역대 전적에서도 한·중·일 3개국에 밀린다. 이 때문에 이번 대회 우승 후보를 점칠 때도 북한은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북한이 한·중·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북한 김창복 감독은 지난 31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도 우승하러 왔다"며 당당하게 말했다.

북한의 이런 '도발'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북한은 호주 아시안컵 3패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꺼내든 뒤 대대적인 팀 개조에 들어갔다. 아시안컵 이후 김창복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고, 젊은 선수들을 대거 끌어들여 대표팀을 꾸렸다.

그 결과 지난달 열린 월드컵 지역 2차 예선에서 예멘에 원정승을 거두더니 우즈베키스탄을 평양으로 불러들여서는 4-2로 대승했다.

이런 기세로 북한 대표팀의 사기는 어느 때보다 높다. 경기장에서 훈련을 마치고 만난 북한 선수들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차 있었다.

작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했던 서경진은 "이번 대회 목표는 1위"라며 "최대 마력을 내서 꼭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남한에 패배했는데, 이번에 꼭 복수하겠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공격수 김영광도 "우즈베키스탄과의 통쾌한 경기를 보지 않았느냐"고 되물으며 "이번에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이어 "빨치산 공격 전법으로 싸우면 이길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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