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파주=김명석 기자] 경쟁의 바람은 멈출 줄 모른다. 여기에 전술적인 다양성까지 더해지기 시작했다. 슈틸리케호가 한 번 더 진화하고 있는 이유다.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을 앞둔 한국축구대표팀이 연습경기를 통해 담금질에 나섰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9일 오후 6시 파주스타디움에서 서울이랜드FC(K리그 챌린지)와 격돌, 실전을 방불케 한 연습경기를 소화했다.

30분씩 3쿼터로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슈틸리케호의 포커스는 ‘경쟁’에 맞춰졌다. 쿼터 별로 슈틸리케 감독은 다양한 선수들을 출전시키며 경쟁을 유도했다.

최전방 공격수의 경우 1쿼터는 김신욱(27·울산현대), 2쿼터는 이정협(24·상주상무), 3쿼터는 두 선수가 각각 15분씩 소화했다. 골문은 구성윤(21·콘사도레 삿포로) 김승규(25·울산현대) 이범영(26·부산아이파크)이 쿼터별로 책임졌다. 경쟁 구도에 올라 있는 다른 포지션의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로 번갈아 출전 기회를 받았다.

그래서인지 선수들의 의욕도 남달랐다. 연습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상대 선수와 충돌해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선수들까지도 나왔다. 훈련을 통해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노력과 의지가 엿보였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러한 선수들의 의욕적인 플레이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연습경기 도중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원했던 강도 높은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선수들도 의욕적이다.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비단 선수들만의 경쟁만은 아니었다. 이날은 전술적인 실험까지 더해졌다. 1쿼터에서 4-3-3전술이 가동됐다. 슈틸리케 감독도 “1쿼터보다 2쿼터의 경기력이 좋았던 것은 1쿼터에서 처음으로 4-3-3전술을 실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슈틸리케 감독은 김신욱을 필두로 이종호(23·전남드래곤즈)와 이용재(24·V-바렌 나가사키)를 양 측면 공격수로 포진시켰다. 중원에는 권창훈(21·수원삼성)과 주세종(25·부산) 이찬동(22·광주FC)을 내보냈다.

전반적인 경기력은 기대에 못미쳤다. 다만 김신욱의 포스트 플레이와 이종호-이용재 등 측면 공격수들의 중앙 침투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신욱이 최전방에서 공을 지켜내는 사이, 발 빠른 측면 공격수들의 침투로 공격의 활로를 찾는 모습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이후부터 주로 4-2-3-1 전술을 활용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새로운 전술을 실험하면서 전술적인 다양성을 심어주기 시작했다. 대표팀에 불고 있는 경쟁의 바람이 더해지면서, 슈틸리케호 역시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이날 대표팀은 이정협의 결승골을 앞세워 서울이랜드를 1-0으로 꺾었다. 이후 대표팀은 30일 오후 5시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마지막 훈련을 진행한 뒤, 31일 결전지인 중국 우한으로 출국한다.

슈틸리케호는 내달 2일 중국전을 시작으로 5일 일본, 9일 북한과 차례로 격돌한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