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눈 깜짝할 사이 2015년의 반이 지나갔다. 크리스마스와 새해의 일출을 보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상반기가 지난 7월이다. 돌이켜보면 스포츠 팬들에게는 여느 때보다 많은 일이 있었던 지난 6개월이었다.

끝내 풀지 못한 55년의 한… 하늘도 운 차두리의 은퇴

1월은 남자 축구대표팀이 한반도를 흔들어놨다. 호주아시안컵에 출전한 A대표팀은 조별예선의 부진한 경기력을 딛고 끝내 결승까지 올랐다. 주장 기성용을 필두로 차두리, 손흥민 등이 맹활약했고 특히 8강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연장 후반 나온 차두리의 50m 질주는 답답했던 국민들의 가슴을 ‘뻥’뚫어놓은 명장면이었다.

비록 결승전에서 ‘홈팀’ 호주에게 연장패 당하며 55년 만에 우승의 한을 풀지 못했다. 마지막 우승이 4·19 혁명과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당선이 있었던 1960년이니 아쉬움이 남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럼에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약 6개월전에 브라질 월드컵으로 인해 큰 아픔을 겪었던 한국 축구에 위안을 줬던 것은 큰 의미로 다가왔다.

또한 3월에는 ‘차미네이터’ 차두리의 국가대표 은퇴식이 있었다. 3월 31일 뉴질랜드와의 경기로 A매치 76번째이자 마지막을 끝맺었다. 전반전 종료 후 하프타임 행사에서 아버지 차범근 전 감독이 꽃다발을 전해주자 차두리는 아버지의 품에 안겨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자 하늘도 비를 내리며 울었고 국민들도 감동의 눈물을 쏟았다.

김성근 신드롬, 프로야구를 강타하다

지난해말 ‘야신’ 김성근 감독의 한화 감독 취임 이후 이미 스프링트레이닝동안 ‘야신 신드롬’은 감지됐다. 그리고 3월 열린 시범경기가 개막되는 진풍경을 낳더니 개막과 동시에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는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 결국 한화는 5월 28일까지 열린 대전 홈 24경기에서 12차례 매진 사례를 이뤘다.

김성근 감독의 ‘지옥 훈련’이 낳은 중독성 있는 야구로 인해 ‘마리한화’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면서 한화의 원정경기마저 매진이 되기 일쑤였다. ‘김성근 신드롬’은 프로야구를 강타하며 단순히 스포츠경기가 아닌 사회현상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강정호 날아 환호했지만 류현진에 놀란 MLB

KBO리그에서 뛰던 야수 최초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강정호가 ‘마이너리그로 강등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딛고 곧바로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주전급 선수로 도약하면서 야구 팬들은 국내 야구 수준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야구의 대들보인 류현진에게 있었다. 류현진은 3월 시범경기도중 어깨 부상을 호소하더니 계속해서 검진과 재활을 거쳤음에도 끝내 회복되지 못했다. 결국 지난 5월 22일 ‘어깨 관절 와순 마모’ 증상을 받고 관절경 수술을 끝으로 시즌 아웃되고 말았다.

어깨수술이 정확히 언제 돌아온다, 예전 모습을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이 없는 수술이기에 걱정은 더해진다. 다행히 류현진은 순조롭게 재활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류현진이 이탈하자 국내에서 메이저리그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충격과 공포의 약물·승부조작

최근 스포츠계는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K리그 제주 유나이티드 소속의 강수일이 발모제를 콧수염에 발랐다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고 여자배구 흥국생명 소속의 곽유화 역시 다이어트약을 복용해 도핑에 적발됐다. 곽유화는 잠정은퇴의 기로에 놓여있기도 하다. 또한 한화의 핵심타자인 최진행 역시 도핑 양성반응이 나타나 30경기 출전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약물과의 전쟁으로 인해 전방위적으로 스포츠계는 충격에 빠짐과 동시에 프로농구 KGC의 사령탑인 전창진 감독이 승부조작을 한 것으로 드러나 공포까지 끼얹어졌다. 전 감독은 스포츠 도박으로 부당한 이익을 챙긴 혐의와 승부조작으로 경찰서를 들락날락 거리고 있고 경찰 측은 ‘결정적 증거를 잡았다’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미 강동희 전 감독은 물론 축구, 야구의 과거 승부조작으로 인해 충격에 빠졌던 스포츠계는 다시 찾아온 공포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

감동의 태극낭자, 기적의 16강을 쏘다

이같이 가슴 아프고 충격에 빠지게 만드는 소식도 있었지만 여자 축구가 보여준 ‘기적’은 먹구름 속에서도 한줄기 빛이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 12년 만에 월드컵 티켓을 따낸 것도 고마운데 지소연을 필두로한 여자대표팀은 여자월드컵 역사상 첫 승리와 16강 진출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그 과정 역시 감동적이었다. 조별예선 1차전 브라질전 0-2패배, ‘반드시 이겨야했던’ 코스타리카전 2-2 무승부로 이대로 탈락인줄 알았지만 3차전 스페인전에서 기적과 같은 2-1 역전승을 일궈낸 모습에 한반도는 들썩였다. 비록 16강에서 ‘최강’ 프랑스에게 더 이상의 행진은 제지당했지만 ‘부족한 관심’에 울면서 월드컵으로 떠났던 태극낭자들이 ‘성대한 환영식’으로 웃으며 돌아온 모습은 여자축구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국민들의 가슴마저 녹였다.

사진=스포츠코리아, ⓒAFPBBNews = News1, 장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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