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K리그가 충격에 빠졌다. 한국 최고의 빅클럽인 FC서울의 수장 최용수 감독의 중국 진출설이 수면위에 떠오른 것. 현재까지 흐름을 보면 최용수 감독의 중국행은 상당히 유력해 보인다.

FC서울은 2일 스포츠한국과의 전화 통화에서 "중국 C리그의 장쑤 순톈이 최용수 감독에 영입 제의를 했다"며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최 감독의 거취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최용수 감독의 장쑤 순톈 이적 확정설이 나온 직후의 얘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구단이 최 감독에 제시한 조건은 파격적이다. 2년 반의 계약기간 보장에 연봉이 무려 20억원에 달한다. 총액으로 보면 50억원이다. K리그 최고 연봉(2014시즌)을 받는 서울 몰리나의 13억2,400만원과 비교하면 얼마나 큰 금액인지 가늠할 수 있다. 최용수 감독은 지도자라는 입장에서 더 파격적인 조건이다.

현재 최 감독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서 현역으로 뛰었고, 코치를 거쳐 첫 감독 지휘봉까지 모두 지낸 '레전드'이기에 최 감독의 서울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사이 팀 사정 악화와 더불어 기대만큼 내지 못하는 성적에 대한 부담감, 외부의 비난여론 등을 생각하면 중국에서 날아온 파격 제안은 최 감독의 마음을 흔들기 충분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최 감독이 이렇게 서울의 지휘봉을 놓고 떠난다면 더 큰 비난의 소용돌이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용수 감독은 지난해 초 시즌 최하위권을 맴돌며 경질 위기까지 나돌면서도 끝내 리그 3위를 차지하며 ACL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이 덕분에 2015년 12월까지였던 계약 기간을 2017년 12월까지 늘리는 재계약을 했다.

최용수 감독이 남으면서 아시안컵을 끝으로 완전히 현역은퇴까지 고민했던 차두리는 1년 더 팀을 위해 뛰기로 했고 박주영 역시 최용수 감독의 지도가 뒤따른다는 조건하에 서울에 입단했다. 그러나 재계약을 한 지 고작 7개월 만에 감독이 다른 팀으로 떠나버린다면 도의적 책임은 어떻게 질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게다가 다음 주면 전반기가 종료되고 올스타브레이크가 지나면 순위싸움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다. 이런 시점에서 아직 하위스플릿으로 떨어지는 순위인 7위와 고작 승점 4밖에 나지 않는 서울(4위 서울 승점 30, 7위 성남 승점 26)의 상황에서 팀의 수장이 떠나버린다면 늘 상위권을 유지해왔던 성적은 결코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서울은 FA컵도 8강에 올라있어 충분히 우승까지 노릴 수 있다. FA컵 우승만해도 충분히 나쁘지 않은 시즌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현재 서울의 위치에서 최 감독이 팀을 떠난다는 것은 팬들에게 큰 비난을 피할 수 없다.

괘씸죄 역시 피할 수 없다. 선수생활을 했던 일본도 아닌 아무 연고도 없는 중국으로 떠나는 것은 아무래도 '돈'이라는 요소가 클 수밖에 없다. 팀의 레전드가 시즌 중 떠나는 것도 화나는데 그 이유가 팬들이 볼 때 '돈'이라는 괘씸한 조건 때문이라면 반발은 상상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물론 아직 결정 난 것은 없다. 최 감독 역시 상당히 고심하며 서울에 남는 것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벌써부터 구단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최 감독을 향한 팬들의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팬 게시판에는 '갈 땐 가더라도 시즌은 마치고 가야지', '최 감독님 가지 마세요', '계약기간을 지켜달라', '이대로 떠나려하면 어쩌나' 등의 반대 의견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과연 최용수의 선택은 어떠할지 한국 축구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FC서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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