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수사 피해도 회장선거서 지지기반 흔들릴 수도

5선을 노리는 제프 블래터(79)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스위스 당국은 FIFA 총회 참석차 취리히의 한 고급호텔에 묶고 있던 케이만 군도의 제프리 웹 FIFA 집행위원회 부회장 등 6명의 고위간부를 체포했다.

미국 법무부의 요청에 따라 체포작전을 단행한 스위스 당국은 당초 10명 이상을 체포할 계획이었던으로 알려졌다.

블래터 회장도 체포 명단에 포함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의 칼끝은 결국 블래터 회장을 겨누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최근 스포츠전문채널 ESPN이 방송한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22 카타르 월드컵의 개최지 선정 과정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개최지 선정과정에서 부패행위가 발생했다는 혐의다.

'세계 축구대통령'이라고 불릴 정도로 FIFA 내에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블래터 회장도 당연히 미국 사법당국의 수사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블래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는 분석도 제기된 상태다.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블래터 회장은 미국의 수사가 두려운 나머지 지난 4년간 미국을 방문하지 못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미국 당국의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경우 블래터 회장도 더 이상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틀 앞으로 다가온 FIFA 총회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

이번 FIFA 회장 선거는 블래터 회장과 알리 빈 알 후세인(40) 요르단 왕자의 양자 대결로 압축된 상태다.

알리 왕자를 중심으로 반(反) 블래터 진영이 모였지만, 블래터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었다. 그러나 이번 수사를 계기로 블래터의 부패혐의가 부각된다면 표심이 흔들릴 가능성이 없지 않다.

특히 블래터의 표밭이 동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이 블래터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이상 친(親) 블래터 진영의 결속력이 유지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블래터 회장의 지지기반은 남미연맹과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아프리카연맹이다.

이날 스위스 당국에 체포돼 미국으로 압송될 케이만 군도의 제프리 웹 집행위 부회장과 트리니나드 토바고의 잭 워너 전 집행위원은 CONCACAF 소속, 우루과이의 에우헤니오 피게레도 부회장은 남미연맹 소속이다.

부패혐의를 받는 이들이 블래터 회장과 어떤 관계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체포된 FIFA 고위직들이 블래터의 지지지역에 집중됐다는 것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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