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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박수가 아깝지 않았다. 손흥민(23·레버쿠젠)의 2014~2015시즌은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시즌이었다.

손흥민은 23일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의 2014~2015 독일 분데스리가 최종전을 끝으로 숨가쁘게 달려온 한 시즌을 모두 마무리했다. 최종 성적표는 42경기 17골. 자신의 종전 시즌 최다골 기록(12골)을 훌쩍 넘긴 활약이었다.

뿐만 아니라 손흥민은 팀내 2번째로 많은 리그골(11골)을 넣으며 팀이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데 앞장섰다. 리그 전체 득점 순위에서도 공동 11위에 올랐다. 리그에서 단 6명밖에 성공시키지 못한 '해트트릭'의 주인공도 됐다. 여러모로 의미 있는 시즌이었다.

시즌 막판 이목이 집중된 역대 분데스리가 한국인 한 시즌 최다골(차범근·19골)을 경신하지 못한 것이 '유일한' 아쉬움으로 남았을 뿐, 지난 시즌 국내 축구팬들은 손흥민 덕분에 참 많이 웃을 수 있었다.

의미 : '개인 시즌 최다골'… 팀 핵심 선수로 우뚝

그의 지난 시즌 활약은 기록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손흥민은 팀의 공식전 42경기에 나서 17골을 넣었다. 리그에서 11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5골, DFB포칼(FA컵)에서 1골을 넣었다. 2012~2013시즌과 2013~2014시즌에 세운 자신의 시즌 최다골 기록(12골)을 훌쩍 넘어 섰다.

명실상부 팀내 에이스였다는 평가도 과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 그의 리그 득점(11골)은 팀내에서 2번째로 많았다.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카림 벨라라비(25)에 겨우 1골 모자랐다. 오히려 출전 경기수는 손흥민이 3경기 더 적었다. 그의 활약에 더욱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이유다.

순도 역시 좋았다. 손흥민이 골을 넣은 경기에서 레버쿠젠은 9승2무1패를 기록했다. 9승 가운데 6승은 손흥민의 골이 결승골이 됐다. 팀내 입지가 더없이 단단했던 이유, 로저 슈미트(48) 감독의 깊은 신임을 받았던 이유였다.

비단 골이 전부는 아니었다. 리그 기준 경기당 패스 성공률은 1경기 이상 선발로 출전한 선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76.9%였다. 또 드리블 성공 2위(1.6개) 키패스 4위(1.3개) 등 득점 외 각종 기록에서도 팀내 최상위권에 올랐다. 예년과 비교하면 지난 시즌 손흥민은 한 번 더 성장했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았다. 자신의 우상이라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별명을 딴 '손날두'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았다.

과제 :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꾸준함'

물론 아쉬움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한 시즌이었다. 특히 시즌 막판까지 이목이 집중됐던 역대 분데스리가 한국인 최다골 기록을 경신하지 못한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17호골을 터뜨린 이후 6경기를 더 출전하고도 기다리던 골이 끝내 터지지 않았다.

시즌 막판 보여준 안타까운 흐름은 그가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꾸준함이 필요하다는 지적과도 흐름이 닿아 있다. 실제로 손흥민은 자신이 출전한 42경기 가운데 30경기에서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침묵이 길게 이어질 경우 8경기 연속(소속팀 기준) 침묵을 지키기도 했다. 시즌 막판 10경기에서도 단 1골에 그쳤다. 결국 예전부터 제기됐던 '기복'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벗어버리지 못한 것.

다만 이러한 지적에 대한 반론도 있다. 최전방이 아닌 측면에 포진하는 손흥민의 역할, 그리고 개인플레이에 의존하는 일부 동료들의 플레이가 손흥민의 꾸준한 득점력을 방해한다는 의미다. 만약 소속팀이 레버쿠젠이 아닌 다른 팀이었다면 더 많은 골을 넣었을 것이라는 예상도 비슷한 맥락이다.

향후 행보 : '러브콜 쇄도' 손흥민, 레버쿠젠 떠날까

손흥민의 향후 거취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것도 같은 이유다. 레버쿠젠보다 한 단계 더 높은 레벨의 팀에 새 둥지를 트는 것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클 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잠재력을 더욱 끌어 올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마침 손흥민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팀들도 있다. 리버풀(영국)이 대표적이다. 메트로를 비롯한 영국 언론들도 "리버풀이 손흥민의 영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손흥민의 추정 이적료는 약 250억원 선이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당장 손흥민은 레버쿠젠과 2018년까지 계약을 맺고 있다. 계약기간 내에는 팀이 놓아주지 않으면 이적이 불가능하다. 핵심선수로 자리 잡은 손흥민을 레버쿠젠이 쉽게 놓아 줄 지는 미지수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병역 문제도 이적에 적지 않은 변수가 될 수 있다.

당장 손흥민 스스로도 이적설을 일축한 바 있다. 그는 지난 8일 독일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를 통해 "레버쿠젠 생활이 만족스럽다. 이곳에서의 미래가 기대된다"면서 이적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독일 현지 매체인 키커 역시도 "손흥민은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위해 팀에 잔류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결국 레버쿠젠이 직접 손흥민을 놓아주지 않는 이상 다음 시즌도 손흥민은 레버쿠젠의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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