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주말마다 축구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서했던 유럽 축구의 시즌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러나 아쉬워하기는 이르다. 아직 ‘주말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축구 드라마’가 남아있다.

스페인과 잉글랜드를 포함한 유럽 주요 국가들의 2014~2015 시즌이 막을 내렸다. 그러나 이로써 시즌이 완전히 종료됐다고 보기는 힘들다. 많은 경기가 남아 있지는 않지만 각 국가별로 중요한 경기들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주말 저녁마다 즐거움을 줬던 시즌이 끝나 아쉬움을 느낄 유럽 축구팬들을 위해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줄 2014~2015시즌 각국의 잔여 ‘혈전’들을 정리해 봤다.

잉글랜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는 완전히 종료 됐지만 이번 시즌의 대미를 장식할 두 차례의 경기가 남아있다. 바로 챔피언십(2부리그) 플레이오프 결승전과 FA컵 결승전이다.

챔피언십 플레이오프 결승에 오른 두 팀은 미들스브러와 노리치 시티다. 챔피언십 플레이오프 결승을 주목해야 할 이유는 이 경기의 승자가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행 막차를 타기 때문이다.

프리미어리그 승격은 팀의 명예를 드높일 뿐 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큰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영국 언론 BBC는 이미 다음시즌 승격을 확정한 본머스와 왓포드는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통해 약 1억 2,000만 파운드(약 2,048억 5,000만원)이라는 막대한 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측 된다고 전한 바있다.

따라서 이 두 팀의 대결은 ‘2,000억원’이 걸린 거대한 싸움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지난 2009년 강등 이후 다시 한 번 프리미어리그 진입을 노리는 미들스브러와 2014년 강등 이후 1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복귀를 노리는 노리치의 대결은 어떤 ‘드라마’를 만들어 낼지 주목된다.

두 팀의 운명이 걸린 대결은 25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11시 잉글랜드 런던에 위치한 ‘축구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무려 100년을 훌쩍 넘긴 전통을 자랑하는 FA컵 결승전은 2014~2015 시즌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FA컵 결승전에 오른 두 팀은, 리그 3위에 빛나는 아스널과 간신히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확정한 리그 17위 아스톤 빌라다.

언뜻 보면 아스널의 승리가 쉽게 점쳐지나 4강전에서 전통의 강호 리버풀을 2-1로 꺾고 올라온 아스톤 빌라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특히 2013~2014 시즌 개막전에서 아스톤 빌라는 아스널을 3-1으로 꺾으며 리그의 초입부터 아스널에게 망신을 준 바 있다.

프리미어리그 잔류에 성공하며 홀가분한 상태인 아스톤 빌라는 내친김에 FA컵 우승 트로피를 가져와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이하 UEFA) 유로파리그 진출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아스널의 기세 역시 만만치 않다. 24일 열린 웨스트 브롬위치와의 최종전에서 4-1 대승을 거둔 아스널은 FA컵 결승전을 앞두고 ‘득점포’ 예열을 마친 상태다. 또한 이번 시즌 리그에서만 아스톤 빌라를 두 차례 만나 모두 대승(3-0, 5-0)을 거뒀기에 상대에 대한 자신감 역시 충만한 상태다.

두 팀의 대결 역시 오는 31일 잉글랜드 축구의 성지 웸블리에서 펼쳐진다. 만약 아스널이 아스톤 빌라를 꺾고 FA컵을 가져온다면 지난 시즌에 이어 FA컵 2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또한 아스널이 승리한다면 유로파리그 진출 티켓은 준우승 팀인 아스톤 빌라가 아닌 리그 7위팀인 사우스햄튼에게 돌아간다.

스페인

스페인은 단 한 경기만을 앞두고 있다. 스페인의 FA컵인 코파 델 레이(국왕컵) 결승전이 남아있다. 결승전의 주인공은 이번 시즌 리그 챔피언인 바르셀로나와 ‘순혈 주의’를 표방하며 바스크 지역 선수들로만 팀을 구성한 아틀레틱 빌바오의 대결이다.

특히 이 두 팀은 스페인 내에서 그 어느 팀 보다 ‘지역 특색’이 뚜렷한 팀으로 유명하다. 바르셀로나는 ‘카탈루냐’, 빌바오는 ‘바스크’ 지역을 대표한다.

리그 챔피언인 바르셀로나는 남은 두 차례의 결승전(코파 델 레이, 챔피언스리그)을 모두 휩쓸어 3관왕에 오르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와 그를 보좌하는 네이마르와 루이스 수아레스를 앞세워 승부를 일찌감치 결정짓고 싶을 것이다.

상대전적 역시 바르셀로나의 어깨를 가볍게한다.이번 시즌 바르셀로나는 아틀레틱을 리그에서만 두 차례(2-0,5-2) 만나 모두 꺾었다. 또한 바르셀로나는 지난 2012년 이 대회 결승에서 빌바오를 3-0으로 눌러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상대적으로 약해 보이는 빌바오지만 믿는 구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24일 열렸던 최종전을 포함해 최근 7경기에서 무패 행진(4승 3무)을 달리고 있다. 이러한 호성적을 바탕으로 빌바오는 리그 7위에 올랐다.

빌바오는 중요한 길목에서 바르셀로나를 종종 괴롭힌 경험도 있어, 그 경험을 되살린다면 ‘거함’을 잡는 이변을 연출 할 수도 있다. 빌바오는 지난 시즌인 2013년 12월 바르셀로나를 1-0으로 꺾으면서 이날 경기 전까지 14경기 연속 무패(13승1무)를 기록 중이던 바르셀로나에게 정규리그 첫 패배의 아픔을 안겨준 바 있다.

두 팀이 펼치는 ‘왕좌의 게임’은 오는 31일 바르셀로나의 안방인 캄 노우에서 펼쳐진다.

독일

독일은 총 두 차례의 경기가 남아있다. 승강 플레이오프와 DFB(독일 축구연맹)포칼(FA컵) 결승전이다.

분데스리가는 리그 17,18위가 강등되며 16위는 2부 리그 3위 팀과 두 차례의 플레이오프 경기를 통해 승격·강등 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서는 두 팀은 1부리그의 ‘터줏대감’ 함부르크와 2부리그 3위 팀인 카를스루에다. 이번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는 오는 29일과 다음달 2일 홈·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진다.

함부르크는 24일 열린 34라운드 최종전에서 ‘강호’ 샬케를 상대로 2-0 완승을 거두며 극적으로 16위에 턱걸이 하며 강등 직행을 피할 수 있었다.

1963년 분데스리가 출범 이후 단 한 차례도 강등의 아픔을 겪지 않은 함부르크는 이번 플레이오프를 통해 잔류의 역사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특히 지난 시즌, 함부르크는 승강 플레이오프 통해 극적으로 잔류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 시즌 2부 리그 3위 팀 그로이터퓌르트와의 두 차례 플레이오프에서 합계 1-1로 동률을 이룬 함부르크는 2차전 원정 경기에서의 득점을 발판삼아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잔류에 성공했다.

함부르크의 홈 경기장인 임테크아레나에는 52년을 향해 흘러가는 전자시계가 작동하고 있다. 이는 함부르크가 1부 리그에서 보낸 시간을 나타내는 시계다. 함부르크 팬들의 자랑인 이 시계가 다음 시즌에도 흘러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한 지난 4월부터 '난파선' 함부르크를 이끌고 있는 브루노 라바디아 감독과 카를스루에와의 얄궂은 운명 역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라바디아 감독은 지난 2001년 부터 2003년까지 카를스루에에서 선수로서의 마지막 시간을 보냈다. 따라서 본인의 '현역 황혼기'를 함께한 친정팀의 분데스리가 승격을 막아야하는 가혹한 상황에 놓였다.

2014~2015 시즌 독일 프로축구의 대미를 장식할 포칼 결승전은 리그 2위 볼프스부르크와 리그 7위 도르트문트가 맞붙는다.

리그 2위 볼프스부르크는 포칼 우승을 통해 ‘절대 강호’ 뮌헨에게 리그 우승을 놓친 한을 풀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가장 최근 경기인 지난 16일 리그 33라운드에서 볼프스부르크는 도르트문트를 3-1로 꺾은바 있어 자신감도 충만하다.

볼프스부르크는 도르트문트전 승리를 포함해 최근 4차례의 리그 경기에서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리그에서만 16골을 몰아친 바스 도스트와 공격형 미드필더로 ‘제 2의 전성기’를 맞은 데 브라이너를 앞세워 도르트문트의 수비를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열세인 도르트문트는 유로파 리그 직행 티켓과 클롭 감독의 마지막 경기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도르트문트는 이미 유로파리그 진출을 확정 지었지만 포칼 결승전에서 볼프스부르크를 꺾는다면 3차 예선과 최종 플레이오프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또한 포칼 결승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정들었던 도르트문트를 떠나는 위르겐 클롭 감독의 마지막 경기다.

따라서 떠나는 감독에게 우승컵을 바치고 싶어하는 도르트문트 선수들과 자신의 선수들에게 유로파리그 직행 티켓을 선물하려는 클롭 감독의 동기부여는 그 어느 때 보다 강할 것으로 보인다.

두 팀의 이해관계가 얽힌 포칼 결승은 오는 31일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치러진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