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현 기자] 아시아 축구연맹(이하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끝난 후 남태희(24)를 폭행한 파비안 에스토야노프(33·우루과이)가 소속 구단으로부터 '임금 절반 삭감'이라는 징계를 받았다.


파비안 에스토야노프

알 나스르는 7일(이하 한국시각) 공식 SNS를 통해 "에스토야노프의 행동은 알 나스르의 스포츠맨십과 윤리에 반하는 것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며 "폭행 사건에 대한 징계로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 에스토야노프의 임금을 50% 삭감하기로 결정 했다"고 밝혔다.

에스토야노프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 파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퀴아와 알 나스르의 2015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남태희의 활약으로 팀이 1-3으로 패배했고 이에 따라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게 되자 분을 참지 못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으로 향하던 남태희를 벽 쪽으로 밀어붙인 뒤 머리부분을 뒤에서 가격했다. 에스토야노프의 폭행 사건은 현지 중계 영상을 통해 담겨 논란이 확산됐다.

급작스런 폭행을 당한 남태희는 경기 관계자들이 재빨리 사태를 수습하면서 빠져나왔지만 중계화면에 잡힌 남태희의 입가에는 약간의 출혈이 있었다.

우루과이 출신의 공격수 에스토야노프는 지난 1월 알 나스르와 6개월 단기 계약을 맺고 입단했으며 최근 10경기에서 3골을 기록하는 등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조별리그 탈락의 기로에 선 중요한 경기에서 골을 기록하지 못한데다 남태희와 후반 종료 직전 충돌해 나란히 경고를 받자 자신의 분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우루과이 축구국가대표 출신으로 지난 2001년과 2004년 코파 아메리카컵에서 뛰며 한 때 장래가 촉망받는 공격수였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한 팀에 오래 머물지 못하는 '저니맨' 생활을 이어갔다.

2000년 자국 리그에 데뷔한 뒤 2005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CF로 이적했지만 발렌시아에서는 임대를 전전하며 단 한 차례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프리메라리가에서 총 세 시즌을 보낸 그는 프리메라리가에서 통산 3골을 넣었다.


알 나스르 SNS 캡쳐

이후 2008년에는 그리스 파니오니스에서 약 세 시즌 정도 활약하다 2011년부터 자국 리그 페냐롤에 복귀해 네 시즌 가까이 뛰었다. 2012~2013 시즌에는 정규리그에서 12골을 넣으며 준수한 공격수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구단의 징계는 임금 삭감 선에서 마무리 됐지만 그의 행동이 중계화면에 고스란히 잡히면서 에스토야노프는 추후 AFC의 추가 징계까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한편 에스토야노프는 우루과이 페냐롤 소속이던 지난해 11월 자택에서 오토바이를 탄 괴한 2명으로부터 폭탄공격을 받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본인이 상대방을 공격하며 징계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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