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미디어 전주=김명석 기자] 지면 탈락이었다. 지지 않아야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 내용보다는 결과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그러나 전북현대는 달랐다. 특유의 ‘닥공(닥치고공격)’은 이날도 어김이 없었다. 덕분에 무려 4골을 만들어냈다.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았다.

전북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올랐다. 전북은 6일 오후 7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E조 6차전에서 4-1로 대승을 거뒀다.

출발부터 좋았다. 전반 25분 이재성의 선제골로 먼저 앞서 나갔다. 전반 막판 아쉽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후반 김형일과 에닝요, 에두의 연속골이 터졌다. 결국 전북은 안방에서의 대승과 함께 3년 연속 16강 진출을 달성했다.

스코어가 말해주듯 전북의 이날 공격은 압도적이었다.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를 수 있었던 상황임에도 과감하게 꺼내든 전술 운용이 빛을 발했다. 홈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하려던 선수들의 의지, 그리고 최강희 감독의 전술적인 선택이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이날 전북은 이동국을 필두로 에닝요와 이재성 한교원 등을 앞세워 산둥의 골문을 노렸다. 반드시 이겨야 했던 상대의 공세가 만만치 않았지만, 전북 역시 웅크리지 않고 맞불을 놓았다.

덕분에 전북은 전반 25분 전북은 값진 선제골을 터뜨리는데 성공했다. 측면에서 올라온 한교원의 크로스를 이재성이 헤딩으로 연결하며 골망을 갈랐다. 다만 전북은 전반 추가시간에 동점골을 내주며 전반을 1-1로 마쳤다.

그러나 후반들어 닥공의 진정한 위력이 산둥을 삼키기 시작했다. 후반 6분 에닝요의 프리킥을 김형일이 헤딩골로 연결하면서 전북이 다시 앞서갔다. 그리고 최강희 감독은 에두와 레오나르도를 동시에 투입하며 더욱 공격에 무게를 뒀다.

이후 전북은 산둥의 뒷공간을 더욱 더 매섭게 몰아쳤다. 결국 후반 35분과 43분 각각 에닝요와 에두의 쐐기골이 더해졌다. 경기 내내 공격에 무게를 뒀던 전술적인 선택, 그리고 최강희 감독이 후반 초반에 꺼내든 과감한 승부수는 결국 대승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공격에 무게를 둔 선택에는 이유가 있었다. 경기 후 최강희 감독은 "비겨도 16강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선수들이 홈에서 꼭 이기고 16강에 가고 싶어 했다"면서 "나도 선수들에게 공격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라고 주문했다. 대승을 거둘 수 있게 된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이어 "공격적으로 경기를 해도 산둥을 상대로 충분히 골을 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면서 "오히려 이런 경기에서 소극적으로 경기를 하면 경기를 그르칠 수 있다. 비긴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팬들을 위한 선택이었다는 의미다. 16강 진출을 위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아닌,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위한 화끈한 경기력과 승리에 무게를 둔 것이다. 탈락할 수도 있다는 리스크 역시 전북은 충분히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극복해냈다.

마침 이날 경기장에는 1만1,131명의 관중들이 찾았다. 그리고 경기 내내 이어졌던 전북의 경기력에 팬들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덕분에 전북도 화끈한 대승과 함께 16강 진출권을 따냈다. 전북의 16강 진출과 함께 K리그는 4개 팀이 모두 16강에 오르는 경사를 맞았다. 전북이 이날 선보인 닥공 덕분에 팬들도, 팀도, K리그도 모두가 웃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