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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수원=이재현 기자] 축구는 과정 보다는 결과로 주목 받는 스포츠다. 아무리 경기 내용이 좋은 팀이라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저평가 받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특정 선수들에게만 초점이 모아지는 일 역시 자연스럽다. 이는 성인이 아닌 유소년 대회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수원 JS컵’에 참가하는 4개국 감독은 생각이 달랐다. 한결같이 ‘결과’ 보다는 ‘과정’을 강조했다.

한국의 18세 이하 대표팀을 이끄는 안익수(50) 감독을 포함한 4개국 감독들은 28일 오는 29일부터 열리는 '2015 수원 JS컵 U-18 국제청소년축구대회'(이하 수원 JS컵)를 하루 앞두고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가장 먼저 말문을 뗀 우루과이의 알레한드로 가라이 감독은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묻는 질문에 “20세 이하 선수들의 미래를 그리기 위해 수원 JS컵에 참여 했다. 성적이 좋으면 좋겠지만 우루과이의 선수들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들이다”며 선수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안익수 감독은 “이무대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공동 발전을 도모하는 대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당장의 결과 보다는 미래를 내다보는 태도를 보였다. 이는 프랑스의 미셸 트롱송 단장과 벨기에의 감독 게르트 베르헤넨 역시 마찬가지였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취재진들의 관심은 온통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로 소속팀 바르셀로나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한국 축구의 ‘기대주’ 백승호와 이승우에게 쏠려있었다. 상대팀 감독들에게 백승호와 이승우에 대해 질문하기 바빴다.

그러나 상대팀 감독들의 다수는 백승호와 이승우에 대해 큰 신경을 쓰지 않을뿐더러 특정선수에게만 초점이 쏠리는 현상을 경계했다. 오직 우루과이의 가라이 감독만이 백승호와 이승우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언급했을뿐 이었다.

가라이 감독은 “백승호와 이승우 같은 선수를 보유한 한국은 매우 기쁠 것 같다”며 백승호와 이승우를 잘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자국의 스타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특정 선수를 꼽아서 이야기 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마지못해 주목할 만한 세 선수를 꼽았던 가라이 감독이었다.

훈련 문제로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한 뤼도빅 바텔리 감독을 대신해 프랑스를 대표해 참석한 미셸 트롬보 단장 역시 “바텔리 감독은 이승우를 역동적인 선수라고 기억했지만 솔직히 나는 그들을 잘 모른다”고 밝혔다.

트롬보 단장 역시 주목할 만한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한 선수를 꼽아 언급 할 수 없다. 굳이 말하자면 현재 프랑스 2부 리그에서 뛰는 선수도 있고 18세의 나이로 1부 리그 데뷔전을 치른 선수도 있다"며 마지못해 에둘러 주목할 만한 선수를 꼽았다.

이어 “그러나 18세라는 나이는 아마추어에서 프로선수로의 성공적인 전환을 결정 할 수 있는 민감한 시기다”며 특정 선수에 대한 과도한 관심이 선수의 성장에 방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게르트 베르헤넨 벨기에 감독 역시 “솔직히 한국 선수들을 잘 모른다”며 “벨기에 대표팀에서는 특정 선수의 소속팀이 중요하지 않다. 대회에 소집된 기간에는 소속팀과 상관없이 다 똑같이 대한다”며 특정 선수 보다는 하나의 팀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안익수 감독 역시 백승호와 이승우의 컨디션을 묻는 질문에 "선수단 모두가 고민해서 그들의 재능을 살리는 플레이를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기 보다는 22명 모두가 팀웍이 잘 맞아야 한다"며 팀웍을 다지는 일이 백승호와 이승우의 컨디션 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4개국 감독들이 보여주는 이러한 여유는 수원 JS컵이 어디까지나 친선 대회이기에 가능 할지 모른다. 그러나 모두가 한 목소리로 ‘과정’을 외쳤던 4개국 감독의 발언은 좋은 결과와 스타선수에 대한 집착을 이번 대회에서 만큼은 접어달라는 간절한 호소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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