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1991년생. 한국 나이로 25세, 만으로 24세. 이 나이의 여자들은 일반적으로 갓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거나, 혹은 사회 초년생으로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날갯짓을 시작한다.

그러나 지소연(24)은 축구종가 잉글랜드에서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수여하는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또한 한국 여자 축구 역사상 A매치 최다골의 주인공으로 계속해서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24세에 지소연은 이미 전설이 됐다.

지소연은 27일(한국시각) 런던 그로스베너하우스에서 열린 PFA '올해의 선수' 시상식에서 잉글랜드 대표팀 출신의 후보들을 모두 제치고 수상자로 호명됐다. 한국인 최초의 올해의 선수상 수상의 쾌거다.

지난해 수상자 루시 브론즈(맨체스터시티 레이디스), 팀 동료 에니올라 알루코(첼시 레이디스), '아스널 캡틴' 켈리 스미스(아스널 레이디스), 제스 클라크(노츠카운티 레이디스), 캐런 카니(버밍엄시티 레이디스)와 함께 '올해의 여자선수' 후보에 노미네이트됐던 지소연은 유일한 비영국선수라는 불리함을 딛고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지소연은 “유명한 수많은 선수들과 함께 이 자리에 있다는 자체가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이렇게 큰 시상식에서 상을 받게 되어 너무 기쁘고, 영국 선수들에게 인정받은 것 같아 더욱 기쁘다"며 "첼시 레이디스 팀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에게 너무 감사드린다"며 수상의 영광을 돌렸다.

이는 박지성이나 차범근도 해내지 못한 쾌거다. 이들 모두 한국 축구사에 길이 남는 업적을 남겼지만 독일이나 잉글랜드, 네덜란드 등에서 프로축구선수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선수상은 받아보지 못했다. 한국 선수 중에 이정도 권위의 상을 받은 선수는 한국축구사에 전무할 정도이기에 지소연이 이룬 업적이 얼마나 대단한지 가늠할 수 있다.

지소연은 이날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며 베스트11 ‘올해의 팀 베스트 미드필더’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미 'WSL(잉글랜드 여자 축구리그) 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상', '런던 최고의 여자선수상'을 받은 상황에서 이룬 업적이다.

사실상 해외 이적이 전무한 여자축구에서 한국 여자선수 최초의 잉글랜드 진출을 해낸 것도 모자라 영국 땅을 밟은 지 1년 만에 19경기 9골을 기록한 후 영국이 인정하는 최고의 선수 반열에 오른 것이다.

지소연이 해외에서만 위대한 업적을 세운 것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A매치 31골을 넘어서면서 한국 여자 축구사에 한 획은 그었다. 여자축구 A매치 역대 최다골 1위에 이름을 올린 것. 4월까지 74경기 38골을 넣은 지소연의 기록 페이스가 놀라운건 고작 24세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서른까지 현역으로 활약한다고 가정해도 골 기록은 더욱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소연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차범근 감독의 한국 A매치 최다골(59골)을 넘어서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소연은 고작 만 24세다. 그러나 그가 이루고 있는 업적은 한국 축구사를 새로 쓰게 했고 ‘축구종가’ 영국 축구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과연 ‘24살의 전설’ 지소연은 앞으로 10년은 더 남은 축구 인생동안 어떤 업적을 더 세울지 기대될 수밖에 없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