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미디어 인천=김명석 기자] 강력한 압박과 역습을 펼치는 ‘늑대축구’, 그리고 빠른 패스와 침투를 앞세운 ‘스틸타카’가 만나자 ‘값진 명승부’가 만들어졌다.

인천유나이티드와 포항스틸러스가 토요일 오후 K리그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두 팀은 25일 오후 3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8라운드에서 치열한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1-1 무승부였다. 어느 한 팀도 웃지 못한 채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다만 경기 내내 쉼 없이 이어진 두 팀의 공방전은 K리그의 재미를 한껏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경기 전부터 승리에 대한 두 팀의 의지는 결연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인천도 우리도 중요한 경기다. 죽기 살기로 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도훈 인천 감독 역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세 가지 정도 선수들에게 강조했다. 전반전만 버티면 충분히 승리를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천수(인천)는 “계속 무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승부를 볼 땐 승부를 봐야 한다”면서 첫 승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손준호(포항) 역시 “팀 분위기가 좋다. 일주일 동안 준비를 많이 한 만큼 인천 원정 무승 징크스를 깨고 싶다”고 응수했다.

결연했던 두 팀의 의지는 킥오프 휘슬과 동시에 경기장을 수놓았다. 두 팀은 경기 초반부터 치열하게 주도권 싸움을 펼쳤다. 인천은 2~3명이 순식간에 펼치는 강력한 압박으로 포항의 패스 줄기를 끊어내는데 집중했고, 포항 역시 짧은 패스와 침투로 인천의 압박에서 벗어나려 애를 썼다.

덕분에 두 팀의 경기 템포 역시 빨라졌다. 강력한 압박을 주고 받은 인천과 포항은 재빠르게 역습으로 연결하며 서로의 골문을 위협했다. 인천은 케빈의 포스트 플레이와 김인성 이천수의 빠른 측면 공격으로, 포항은 김승대와 문창진 손준호 등이 중심이 된 패스 축구로 팽팽하게 맞섰다.

0의 균형을 먼저 깬 쪽은 인천이었다. 전반 16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이천수의 코너킥이 김인성-김진환의 연이은 헤딩으로 연결되며 골을 만들어냈다. 이에 질세라 포항도 전반 39분 티아고의 절묘한 개인기에 이은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경기를 더욱 치열하게 끌고 갔다.

후반에도 두 팀의 경기 양상은 전반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치열했던 공방전은 후반전에도 이어졌다. 인천과 포항이 펼치는 압박은 경기를 팽팽하게 만들었고, 이 과정에서 두 팀은 치열한 몸싸움과 묘한 신경전까지 불사하며 경기장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경기가 막판으로 흐르는 와중에도 어느 한 팀도 무승부에 만족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인천은 진성욱과 박세직이, 포항은 심동운과 박성호가 연달아 투입되며 팽팽한 균형을 깨트리려 노력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이어지던 두 팀의 공방전은 끝내 한 골을 만들어내지 않았다. 후반 막판에는 포항의 이광혁이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잡았지만 조수혁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결국 두 팀의 경기는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경기 후 김도훈과 황선홍, 두 사령탑은 약속이라도 한 듯 나란히 한 목소리를 냈다. 두 감독 모두 많은 골이 터지지 않은 것에 대해 팬들에게 고개를 숙이면서도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음을 강조했다. 실제로도 경기 내내 뜨거웠던 두 팀의 명승부는 많은 골이 나오지 않은 아쉬움보다 박수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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